물가 시름 더나 싶었는데…태풍 '힌남노' 겹친 추석에 울상
8월 물가 5.7%↑…상승세 다소 주춤
태풍 뒤엔 채솟값 오르는데…서민 부담 커지나
정부 "기상 악화로 물가 상승 우려…안정 위해 정책 역량 집중"
정부가 추석 전 주요 물품의 가격을 1년 전 수준으로 관리하고 소상공인에 최대 400만원을 지급하기로 발표한 29일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7개월 만에 물가 상승세가 꺾여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했지만 '역대급 태풍'으로 알려진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농산물 물가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출이 커지는 추석에 태풍까지 겹치면서 서민들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통계청의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100)로 전년동월대비 5.7% 상승해 전월 6.3%보다 0.6%포인트(p) 감소했다. 전월비로는 0.1% 하락한 것으로, 이는 2020년 11월 이후 21개월 만에 하락세다. 6% 넘게 치솟았던 물가 상승률이 다소 진정된 모양새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1월 3.6%, 2월 3.7%, 3월 4.1%, 4월 4.8%, 5월 5.4%로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지난 6월(6.0%)과 7월(6.3%)은 6%대로 올라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낸 바 있다.
8월 물가 하락세는 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공업제품 가격 상승세가 둔화한 영향이 크다. 공업제품 상승 폭은 7.0%로, 전월 8.9%보다 내려갔다. 전월대비 석유류 가격 하락 폭은 1998년 3월(-15.1%) 이후 24년5개월 만에 가장 크다. 다만 가공식품은 8.4% 올라 전월(8.2%)보다 상승 폭을 끌어올렸다.
정부가 추석 전 주요 물품의 가격을 1년 전 수준으로 관리하고 소상공인에 최대 400만원을 지급하기로 발표한 29일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7개월 만에 물가 상승세가 꺾였지만,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것이냐'는 질문에 "유가나 국제 곡물가 같은 대외변수들의 흐름이 완전히 역전되지 않는다면 정점의 가능성도 실질적으로 있다"면서도 "다만 대외적 불안 요인들이 다시 악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먹거리 물가가 크게 오르며 가계 부담을 가중하는 것도 문제다.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과 외식 등 개인 서비스는 여전히 상승세다. 농축수산물은 7.0% 올라 전월 7.1%보다 상승률이 소폭 감소했지만, 이 중 농산물은 전월 8.5%보다 오름폭이 10.4%로 확대됐다.
농산물 상승률은 지난해 6월(11.9%)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호박(83.2%), 배추(78.0%), 오이(69.2%), 파(48.9%) 등 채소류가 27.9% 올라 전월(25.9%)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이는 2020년 9월(31.8%)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외식 상승률은 8.8%로 1992년 10월(8.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치킨(11.4%), 생선회(9.8%) 등의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보험서비스료(14.9%) 등 외식 외 개인 서비스는 4.2% 올랐다.
여기에 태풍 '힌남노'도 겹치면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상 장마, 태풍, 가뭄 이후엔 농산물 공급에 차질을 빚어 가격이 오른다.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80년 만의 기록적 폭우가 내린 지난 8월 채솟값이 급등한 바 있다.
집중호우 직후인 지난달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무 20㎏ 도매가격은 2만8180원으로 일주일 전(8월5일) 2만1200원보다 약 24% 급등했다. 또 같은 기간 오이 10㎏ 가격은 2만3800원에서 약 43% 오른 3만4250원, 시금치 4㎏ 가격은 4만7240원에서 약 7.4% 오른 5만780원으로 크게 올랐다.
태풍 이후 농산물 가격 급등세가 예상되자 정부는물가 안정을 위해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개월 만에 전달보다 하락하며 5.7%를 기록했다"며 "추석 명절을 앞두고 물가 오름세가 완화된 점은 다행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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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장마에 이은 태풍 등 기상악화 영향 등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조속한 물가·민생안정을 위해 모든 정책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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