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겪은 초등학교, '딸 교육 방임' 혐의로 몽골인母 고소
1심서 벌금형 받았지만, 2심서 무죄로 뒤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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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체류 자격 갱신 문제로 한국인 딸을 한 달간 초등학교에 보내지 못한 몽골인 엄마가 딸의 교육을 방치한 혐의로 형사 재판까지 받게 됐지만, 2심에서 '무죄'를 인정받았다.


2일 법원에 따르면 전날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서승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몽골인 A씨(39·여)의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A씨는 2019년 5월22일 국내 초등학교에 5학년으로 재학 중이던 딸 B양을 데리고 몽골로 출국했다. 자신과 다른 가족의 체류 자격 갱신 문제를 겪는 상황에서 B양을 한국에 혼자 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B양은 같은 해 9월27일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하지만 학교 측은 제출된 체험학습신청서의 허가 기간을 넘어 30여일간 B양을 등교시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A씨를 고소했다. 검찰은 A씨를 형사 재판에 넘겼다.

A씨는 2006년 혼인한 한국인 남성과 B양을 낳았지만, 이혼한 뒤 한국에서 홀로 딸을 양육해 왔다. 하지만 2018년 정부는 홀로 자녀를 양육하는 이주민에게 부여되는 '자녀양육(F-6-2) 비자'를 A씨에게 발급해주지 않았고, 그는 단기일반(C-3-1) 비자를 갱신받으며 생활해 왔다.


몽골인 남성과 재혼해 둘째를 출산한 A씨는, B양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 사실과 교육상 차별 문제를 담임에게 지적하거나 가족 비자 갱신과 관련한 탄원서 작성을 요청하는 과정 등에서 학교 측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국내 체류 자격이 부여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딸과 몽골로 출국했고, 결석 기간 몽골에서 원어민 영어학원을 다니고 학습지 풀게 하는 등 방식으로 교육시켰다"며 "교육을 방임한 사실 및 방임의 고의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B양이 이 사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국제학교와 대안학교에 다니기도 하는 등 평소 A씨의 교육열이 높았던 점도 함께 강조했다.


지난 1심은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비자가 만료될 무렵마다 일시적으로 출국했다 다시 입국하는 방식으로 생활해 온 피고인은 당초 딸의 교육과 별 관련이 없었던 몽골 남성의 재입국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몽골로 출국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의 안전을 확인하려는 학교 관계자들의 연락을 거부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의 교육과정 및 관련 절차를 잘 알지 못해 딸을 등교시키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항소심에선 B양이 직접 법정에 나와 "교육을 방임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하고 싶은 말이 따로 있는지' 묻는 재판부의 질문엔 "엄마가 처벌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내 자식을 증인석에 앉혀놓고 너무 힘들었다. 내가 너무 못났다"며 "앞으로 저 같은 외국인 여성들이 이렇게 당하지 않으면 좋겠다. 외국인을 외계인이 아닌 인간으로 봐달라"고 호소했다.


2심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친모로서 교육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담임도 피고인에게 '아동을 홀로 두고 출국할 시 아동복지법상 방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알려준 바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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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만으론 피고인이 딸의 교육을 방임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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