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박지현까지 향한 '지인능욕' 범죄 뭐길래... 도 넘은 SNS 성희롱
일반인·유명인 겨냥, 성적 불쾌감 유발하는 사진 공유해 성희롱
SNS로 제재 없이 유포… 수사나 단속 어려운 환경
'편집·합성' 아니면 성폭력처벌법 규정도 없어, 입법 보완 절실
[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을 겨냥한 '능욕방' 개설 사실을 밝히며 '지인 능욕'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형태의 지인 능욕 범죄가 만연해진 현실을 법률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박 전 위원장은 1일 JTBC 뉴스룸을 통해 "8월 초에 제 능욕방이 생겼다"라며 자신도 성범죄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능욕방'이란 특정인을 대상으로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사진·영상 가공물 등이 공유되는 그룹채팅방을 뜻하며 주로 텔레그램 등의 메신저에 개설된다. 박 전 위원장은 "자리에서 내려오니까 기다렸다는 듯 범죄를 자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약자만을 노리고 있구나 (느꼈다)"라며 범죄의 심각성을 꼬집었다.
능욕방은 주로 온라인에서 자행되는 이른바 '지인 능욕' 범죄의 한 유형이다. 지인 능욕 범죄는 주로 지인이나 일반인,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 등 특정인의 사진·영상을 피해 대상자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형태로 합성·편집해 유포하는 범죄로 알려져 있다. 범죄자들은 주로 게시물 규제 정도가 약한 트위터, 텀블러, 텔레그램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의뢰받고 제작물을 공유한다.
이같이 특정인의 얼굴을 합성해 성적인 사진·영상을 제작하면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로 특정인의 얼굴을 영상에 편집한 '딥페이크' 음란물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2020년 법률을 개정해 '허위 영상물 등의 반포'를 처벌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에 따라 특정인의 얼굴·신체·음성을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다만 범죄 특성상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발견하거나 인지하기 어렵고, 신고하더라도 해외에 서버를 둔 SNS 기업에 대한 수사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남아있다.
게다가 지인 능욕 범죄는 허위 영상물 제작·유포의 방식에 국한하지 않는다. SNS에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면 지인을 '능욕해달라'고 요청하는 게시물부터 사진을 보내주면 '능욕해주겠다'라는 등의 게시물 등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사진과 함께 피해 대상자의 개인 정보를 올리거나 원한다면 전화번호를 알려주겠다며 회유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외에도 특정 지역이나 학교 등을 언급해 '능욕할 겹치는 지인 찾는다'라는 글 등이 밤낮없이 게시됐다.
이처럼 지인 능욕 범죄는 평범한 사진·영상을 두고 폭력적인 성희롱 발언을 주고받거나 음란행위를 하는 등 '성적 모욕감 유발'을 목적으로 한 다양한 형태로 자행된다. 하지만 현행법률상 디지털 성폭력 피해가 촬영물과 영상물 중심으로 규제되는 탓에, 이밖에 모욕적인 텍스트 위주의 지인 능욕 범죄 등은 명백한 성희롱 의도가 있더라도 법률상 '성폭력'으로 처벌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승혜 성범죄 전문 변호사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는 '편집'을 염두에 두고 만든 규정이다. 그러나 모욕 중심 성범죄를 명시적으로 예정하고 만들어진 규정은 없다"라며 "통신매체이용음란죄(성폭력처벌법)나 사이버 명예훼손(정보통신망법) 적용은 가능하지만, 형량이 낮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법이 예상하지 못한 사례 현상이므로 이런 범죄가 확대되고 있다면 입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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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입법·정책적 공백을 개선해 다양화한 지인 능욕 범죄의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촬영물·영상물은 사회적인 경각심이 높아져 이를 처벌하는 입법·정책적인 초석이 마련됐다. 그러나 촬영물 외 다양한 방식의 성적 괴롭힘은 그 숫자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짚어지지 않았고, 법의 부재로 피해자는 '성폭력 피해자'로서 권리 보호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양한 사이버 성폭력 양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만큼 제도적인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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