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차익 노렸다” 가상자산 2조원대 불법외환거래 적발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A씨는 지인 명의로 국내에 다수 유령회사를 설립한 후 화장품을 수입하는 것처럼 꾸며 은행에서 버젓이 해외로 외환을 송금했다. 수입 무역대금 지불을 명목으로 해외로 자금을 빼돌린 것이다. 이후 A씨는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매수했고 이를 국내 전자지갑으로 이체해 국내 거래소에서 매도하기를 수 백 차례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얻은 시세차익은 50억원 상당에 이른다. 세관은 A씨의 이러한 행각을 적발해 외국환거래법 위반(15조 허위증빙)으로 110억원 상당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신종 환치기 등 2조원을 넘어선 불법 외환거래가 세관당국에 적발됐다.
서울본부세관은 지난 2월부터 ‘가상자산 관련 불법 외환거래 기획조사’를 벌여 총 2조715억원 규모의 불법 외환거래를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기획조사는 A씨처럼 가상자산 거래를 목적으로 무역대금을 가장해 불법으로 외환을 송금 후 해외 현지에서 출금하는 사례, 가상자산을 이용한 신종 환치기 등 불법 외환거래 단속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적발된 주요 유형은 ▲국내·외 가상자산 시세차익을 노려 시중 은행에서 무역대금으로 위장한 자금을 해외로 송금(무역대금 위장 송금, 1조3040억원 규모) ▲해외에서 매수한 가상자산을 국내로 재송금해 매도한 후 특정인에게 자금을 지급하는 무등록 외국환 업무 수행(송금·영수 대행업, 3188억원) ▲해외자산 구매를 희망하는 자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은행을 통해 무역대금을 가장한 송금을 대행하고 수수료 수취(불법 송금대행, 3800억원 규모) ▲국내·외 가상자산의 시세차익을 노리고 해외 출국 후 현지에서 직접 외화를 인출해 가산자산 매수(불법 인출, 687억원 규모) 등이다.
실례로 해외에 거주하는 B씨는 해외에서 국내로 송금을 원하는 의뢰인으로부터 현지 화폐를 받아 해외 거래소를 통해 가상자산을 매수한 후 국내에서 무등록 환전소를 운영하는 자신 소유의 전자지갑으로 이체하고 이를 매도해 의뢰인에게 계좌이체 또는 현금으로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또 대학생 C씨는 본인과 지인 명의로 발급된 국내 은행 직불(체크)카드 수백 장을 이용해 해외에서 외환을 출금하고 출금한 외환으로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매수한 후 이를 국내 본인 명의의 전자지갑으로 이체해 국내 거래소에서 매도함으로써 국·내외 가상자산 간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된다.
특히 관세청은 기획조사에 이어 현재 금융감독원이 이첩한 23개 업체의 외환거래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다. 전담 수사팀은 서울중앙지검 및 금융감독원과의 공조로 해당 업체의 외국환 거래법 위반 여부, 국외 재산도피, 자금세탁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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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세관 이민근 조사2국장은 “국내·외 가상자산의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외환거래는 ‘외국환거래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세관은 앞으로도 이 같은 수법으로 가상자산을 이용해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외환범죄에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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