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미세 플라스틱 35%가 의류 세탁 때 발생
해외 가전업계, 일찍이 출시 경쟁
국내선 삼성이 첫선…"기준 없어 어려워"

삼성전자가 글로벌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 해양 보호 비영리 연구기관 '오션와이즈'와 협력해 미세 플라스틱 저감 세탁기를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9월 2일부터 6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서 이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 해양 보호 비영리 연구기관 '오션와이즈'와 협력해 미세 플라스틱 저감 세탁기를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9월 2일부터 6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서 이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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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세탁기가 한 바퀴 돌 때마다 미세 플라스틱 조각 70만 개가 떨어진다. 토양을 직접 파괴하거나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미세 플라스틱은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전업계가 미세 플라스틱 저감장치 세탁기 개발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다만, 이미 미세 플라스틱 저감장치가 달린 세탁기 개발을 완료해 출시 경쟁이 치열한 외국과 달리, 국내는 상용화된 제품이 없을 뿐더러 기술 개발에도 소극적이다.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한다.


4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해양 미세 플라스틱의 원인 중 '세탁 때 발생하는 미세섬유'의 비중이 3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합성섬유로 만든 의복을 세탁할 때 옷감이 작게 부서지면서 발생한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까지 흘러가 순환한다는 의미다. 환경계에서는 세탁만으로도 매년 약 50만t의 플라스틱 미세 섬유가 바다로 방출된다고 보고 있다.

가전업계 최대 화두로 '미세 플라스틱 절감'이 떠오른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해외에서는 옷감에서 떨어진 미세 플라스틱을 걸러내는 세탁기 필터를 선보이는 한편, 필터를 내장한 세탁기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터키 가전업체 아르첼리크는 2019년 90% 이상 미세 플라스틱을 걸러주는 필터가 설치된 세탁기를 개발했고, 독일 가전업체 그룬디히는 지난해 9월 비슷한 성능의 필터가 장착된 세탁기를 내놓았다. 스웨덴 가전기업 일렉트로룩스는 올해 3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미세 플라스틱 필터 신제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대응 속도는 국제사회에 비해 확연히 더디다. 그나마 삼성전자가 파타고니아와 협업해 미세 플라스틱 저감하는 세탁 코스를 개발했지만, 해외 기업들에 비하면 저감률은 걸음마 수준이다. 실제 그룬디히의 세탁기는 미세플라스틱을 약 90% 줄일 수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발생량을 최대 54%까지 줄일 수 있다. LG전자는 미세 플라스틱 저감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최근 소비자기후행동이 세탁기 미세플라스틱 저감장치 설치 의무화, 미세플라스틱 저감장치 연구·개발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미세플라스틱 저감과 관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손놓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


현재 한국은 의도적 미세플라스틱의 발생을 막는 정도의 규제가 시행되는 정도다. 풍화나 마모 등에 의해 비의도적으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대책은 미비하다. 정부는 앞서 세정제·제거제·세탁세제·표백제·섬유유연제 등 5개 품목에 대해 마이크로비즈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이차경 소비자기후행동 공동대표는 "세탁기 제조 단계에서 미세플라스틱 필터를 부착하고 미세섬유를 덜 배출하는 섬유를 개발하는 등 산업 전반의 변화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다"며 "정부가 이러한 산업 전반의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적절한 지원책과 규제안을 마련하고, 기업이 기술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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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기술 개발보다 글로벌 기준이 없다는 점이 고민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세플라스틱 이슈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다"면서 "세탁기의 미세플라스틱 배출 관련 명확한 국가별 기준이나 가이드가 수립되면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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