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미국, 유럽, 아시아 주요국의 기업 활동이 동시에 위축되고 있다는 지표가 나왔다. 치솟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여파로 소비자 수요가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공급망 혼란까지 지속되며 또 다시 경기둔화 경고음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23일(현지시간) S&P글로벌이 발표한 8월 미국의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 속보치는 45.0으로 전월(47.7) 대비 2.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0년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위축 국면을 의미하는 기준선 50을 두 달 연속 밑돌았다.

대표적인 경기 선행지표인 PMI는 각 기업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신규 주문, 재고, 출하, 고용 등을 조사해 지표화한 것으로, 50 이하면 경기수축, 50 이상이면 경기확장을 의미한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합친 미국의 종합 PMI는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낙폭만 12.7포인트에 달한다. 특히 서비스업에서 급격한 위축이 확인됐다. 서비스업 PMI는 44.1로 전월 대비 3.2포인트 떨어졌다. 2년3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제조업 PMI는 51.3으로 확장을 나타냈지만 4개월 연속 떨어지면서 조만간 침체 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P글로벌의 시안 존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수요가 위축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에 처한 유로존의 경우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유로존의 8월 종합 PMI는 49.2로 전월(49.9) 대비 하락했다. 이는 18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PMI는 3개월 연속 하락한 49.7로 위축 국면에 들어섰다. 서비스 PMI(50.2)는 50을 웃돌았지만 7개월래 최저치를 찍으며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국가별로 상황을 살펴보면 유로존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독일에서 2020년 6월 이후 가장 급격한 기업활동 위축이 확인됐다. 프랑스 역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크리스토프 웨일 코메르츠방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7월에 이어) 8월에도 PMI가 하락했다는 것은 하반기 유로존의 침체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아시아 또한 예외는 아니다. 전날 공개된 일본의 제조업 PMI도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중국 역시 코로나19 봉쇄 정책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다. 원자재 가격 및 운송비 상승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최근 들어 채용 계획을 축소하는 기업들도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AD

이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을 이어간다는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어 항후 침체 우려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서 기업 활동이 약화되면서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를 경기침체로 몰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면서 "경제 데이터는 세계 경제에 암울한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대다수 중앙은행은 금리를 높여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