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30년]⑥원자재서 고부부가가치 업종으로…치열한 경쟁자 된 양국
"과거와 달리 교역품목 겹쳐…상호보완이 아닌 경쟁자"
"첨단산업 공급망 생태계를 공동으로 발전시켜야"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유현석 기자]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의 관계만큼이나 교역품목도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중국은 1992년 수교 당시에는 농림어업 등 1차 산업의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 들어 서비스업이 성장하는 구조로 변화 하면서 우리와 교역품목이 겹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교 초기와는 달리 양국이 더 이상 상호보완적인 협력 관계가 아니라 동일 산업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상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기존의 협력모델을 벗어나 새로운 산업협력 모델 발굴을 통해 다가올 30년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입측면에서 1992년 수교 초기 대중국 수입 상위 10위 품목을 살펴보면 식물성 물질, 원유, 석탄, 시멘트 등 단순 가공을 위한 원자재 위주로 수입이 집중됐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중국 제조업이 고도화, 현지생산의 확대로 품목 및 업종별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됐다. 2000년대에서는 대중국 수입 품목 상위 10위에서 컴퓨터와 반도체 등이 등장하며 IT제품의 수입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0년도에서는 반도체와 컴퓨터, 디스플레이 등이 수입 품목의 상위권을 차지하며 IT 제품 중심으로 중국의 산업이 개편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품목을 살펴보면 양국간 무역 형태의 변화를 뚜렷하게 알 수 있다.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대중국 수출 상위 10개 품목은 철강판, 합성수지, 가죽, 인조섬유 등 저부부가 가치 산업의 제품이 집중됐다. 이후 2010년대에는 평판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으로 고부부가 가치 업종의 제품으로 산업이 전환된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제1위 수출입품목이 모두 반도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국이 수교 초기 수직적 분업 형태에서 수평적 분업 형태로 변화하며 산업내무역이 더욱 강화 된 것이다. 이는 중국 산업의 변화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중국통계연보에 따르면 1992년 중국은 1차 산업인 농림어업의 GDP 대비 비중이 21.3%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7.3%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비스업의 비중은 35.6%에서 55.3%로 증가하면서 한·중 양국이 비슷한 산업 구조로 변화했다. 대중 수출의 형태가 기존 생산거점형 투자에서 현지생산과 판매를 위한 현지시장형 투자로 전환되면서 나타난 결과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한·중 양국의 무역형태가 크게 달리진 만큼 새로운 양국관계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양국이 서로의 경제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기 때문에 서로의 관계를 재정립할 시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재조정은 시급한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조은교 산업연구원 해외산업실 부연구위원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는 축소되지 않았고 여전히 기회요인도 존재하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중국 공급망과의 연계성을 유지해 가면서 새롭게 창출되는 첨단산업 공급망 생태계를 공동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인교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은 중국에 대한 고립 정책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한·중 관계가 미국의 정책에 의해 악화 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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