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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다이어리]美비상사태 선포...한국은 원숭이두창에 얼마나 대비돼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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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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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새로운 바이러스가 아니다. 코로나19처럼 확산하지도 않을 것.” 지난 5월 유럽을 중심으로 원숭이두창이 확산할 당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현지 다수 전문가들로부터 나온 진단이다.


하지만 불과 두 달여 만에 상황은 반전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결국 지난 주 원숭이두창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 5일을 기준으로 한 미국 내 공식 감염자 수는 7100명을 돌파했다. 하비에르 베세라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비상사태 선언 자리에서 “모든 미국인이 원숭이두창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원숭이두창 관련 정기 브리핑도 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백신 부족사태에 바이든 대통령이 매우 화가 났다는 백악관 소식통발 현지 보도도 나왔다.

이제 미국에서도 지역감염이 시간 문제라는 우려도 쏟아진다. 비상사태 선언은 상징적 조치일 뿐이고 현재 당면한 백신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빠른 확산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당시와 마찬가지로 바이든 행정부가 또 초기 대응에 늦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지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현재 미국이 확보한 지네오스 백신은 110만회 분량으로 약 55만명(2회 접종) 규모에 불과하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일리노이주 등 앞서 주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이미 백신 부족 사태가 심각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원숭이두창 감염 위험인구를 170만명 상당으로 보고 있다.


1958년 원숭이에서 처음 확인된 원숭이두창은 천연두와 같은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발열,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피로감 등 초기 증상이 나타난 이후 수포와 딱지가 피부에 생긴다. 5일 기준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전 세계 84개 국가에서 2만7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서 원숭이두창 백신을 맞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서 원숭이두창 백신을 맞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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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실제 감염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보다 중증 사례가 적은 데다, 현재까지 대부분 발병 사례가 동성과 성관계한 남성에게 확인된 탓에 '낙인 효과'를 우려해 감염 사실을 숨기는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 보건당국과 연방·주정부가 초창기 원숭이두창 예방을 위한 홍보 방안을 두고 고심이 깊었던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다만 감염자가 접촉한 물건 등을 통해서도 감염이 가능하기에 대응책이 ‘성’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것 역시 경계할 부분이다. 이제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이 다른 집단으로 확산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미 '확산 진앙지'로 불리는 유럽에서는 그간 젊은 남성 중심이었던 감염자가 어린이, 청소년 등으로 급격히 번진 사실이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 감염예방위원회는 “감염자와 밀접한 접촉을 한 누구든지 감염의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원숭이두창의 감염병 위기 수준을 ‘주의’로 유지 중이다. 지난 6월말 첫 감염자 이후 추가 환자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원숭이두창 확산 지역인 유럽, 미국 등을 찾는 여행객도, 이들 국가에서 한국으로 오는 내외국인도 급증하는 추세기 때문이다. 백신 도입 상황이 더디다는 점도 우려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신형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 역시 이미 체결한 계약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나친 위기감을 조장하는 것은 불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우리가 코로나19 당시에 이미 백신 부족사태를 겪었음을 잊어선 안된다. 바이러스 확산에 안전 지대는 없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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