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못 버틴다"…편의점들, 최저임금 부담에 '무인화' 고민
내년 최저임금 5% 오른 9620원
소상공인 10명 중 8명 "최저임금 부담"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되면서 편의점 업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통상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특성상 최저임금 인상은 점주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에 무인점포나 특정 시간대에만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형 매장을 고민하는 점주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편의점 점주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불만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을 편의점 점주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최저시급이 너무 올라서 아르바이트생 구하는 것도 무섭다. 이렇게 되면 야간에 운영해도 마진이 없다. 주휴수당이라도 폐지해줬으면 좋겠다"며 "물가는 오르고 경쟁점은 늘어나니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 오른 9620원으로 결정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월 환산액(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은 201만580원이다.
이에 편의점 점주들은 인건비 부담을 토로하며 가게 운영이 더욱 막막해졌다는 입장이다. 최근 몇년간 가파르게 치솟은 최저임금 탓에 안 그래도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는데, 여기서 인건비가 더욱 올라 경제적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지적이다.
최저임금(시급 기준)은 ▲2017년 6470원(전년 대비 상승률 7.3%) ▲2018년 7530원(16.4%) ▲2019년 8350원(10.9%) ▲2020년 8590원(2.9%) ▲2021년 8720원(1.5%) ▲2022년 9160원(5.0%) ▲2023년 9620원(5.0%) 등으로 인상돼 왔다. 2017년과 비교하면 내년 최저임금은 약 48.7%가 오른 셈이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한편협)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편의점 절반이 장시간의 노동에도 불구하고 한 푼도 벌 수 없는 절박한 사정을 철저히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한편협에 따르면 올해 편의점 월평균 매출은 4357만원이다. 이 중 점포가 가져가는 평균 점포이익은 약 915만원 정도다. 점포 이익에서 인건비·임대료·가맹수수료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하면 점주가 가져가는 소득은 실제로 낮다는 게 협의회 측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추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소상공인 1105명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8.2%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올해 수준으로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38.9%로 나타나, 전체 소상공인의 87.1%가 '인하 또는 동결'을 주장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시 응답자의 34.1%는 '기존 인력을 줄이겠다'고 답했고, 31.6%는 '기존 인력의 근로 시간을 단축하겠다'고 했다.
높은 인건비 부담에 무인 또는 하이브리드형 매장 운영을 고민하는 업주들도 있다. 무인 시스템을 적용해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도 한 누리꾼은 "이젠 편의점도 심야에 문을 닫아야 한다. 누굴 위해서 심야 운영하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무인으로 가게를 운영하는 게 낫다. 물건 몇 개 도둑맞아봐야 인건비보다 덜 나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심야 시간대에는 담배나 술 판매량이 많은데, 무인으로는 술·담배를 판매하지 못하기 때문에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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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부 편의점주들은 심야에 물건값을 올려받는 '할증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가맹사업법 시행령에 규정된 심야 영업시간은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또는 오전 1∼6시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은 이 시간대 물건값을 5% 정도 올려받겠다는 방침이다. 전편협은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의 경영주로 구성된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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