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째 갑론을박"…사형제 존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헌재, 오는 7월14일 사형제 헌법소원 관련 공개변론 진행
사형제, 1996·2010년 이후 세번째 헌재 심판대 올라
국민 여론 '사형제 유지' 의견 우세...세계적 흐름은 폐지에 가까워
전문가 "대안 없는 사형제 폐지는 비제지 효과 등 결과 초래 가능성"
헌법재판소는 오늘 7월14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사형제를 규정한 형법 제41조와 제250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 공개변론을 진행한다. 사진은 헌법재판소 전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헌법재판소가 오는 7월 역대 세 번째로 접수된 사형제도 헌법소원심판과 관련해 13년 만에 공개변론을 여는 가운데 수십 년간 갑론을박을 이어온 사형제 존폐 공방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으로 공분을 일으키는 흉악 범죄가 벌어질 때마다 사형제 존폐와 집행을 두고 청원이 잇따르는 등 논쟁이 불거지는 한편, 국제 인권기구 등을 중심으로 "사형폐지는 거스를 수 없는 국제적 흐름"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헌법재판소(헌재) 변론일정 등에 따르면 헌재는 오는 7월14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사형제를 규정한 형법 제41조와 제250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 공개변론을 진행한다. 형법 41조는 죄를 저질렀을 때 받을 수 있는 형의 종류로 사형을 명시하고 있으며, 같은 법 250조는 살인죄를 저지르면 사형 등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이번 헌법소원 청구인은 지난 2018년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돼 무기징역을 확정받은 윤모씨다. 윤씨는 1심에서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이후 윤씨는 지난 2019년2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를 통해 재차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윤씨가 심판을 청구한 이후 3년여간 사건을 심리해왔으며, 지난해 2월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큰 사건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심도 있게 검토 중"이라고 심리 진행 상황을 알린 지 2년여 만에 공개변론 일정을 잡았다.
사형제가 헌재 심판대에 오르는 것은 지난 1996년과 2010년 사형제 합헌 결정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헌재는 지난 1996년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지난 2010년에는 5대4의 의견으로 사형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1996년 합헌 의견을 낸 다수 재판관들은 "사형이 가진 위하(힘으로 으르고 협박함)에 의한 범죄예방의 필요성이 거의 없게 된다거나 국민의 법감정이 그렇다고 인식하는 시기에 이르게 되면 사형은 곧바로 폐지돼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헌법소원 청구 과정에서 천주교주교회의는 사형제도가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없으며, 우리나라가 실질적인 사형제도 폐지국으로 분류된다는 이유 등을 제시했다. 실제 한국은 약 25년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사실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되어 있다. 우리 정부가 사형을 집행한 건 지난 1997년 12월30일이 마지막이며, 대법원에서 사형 판결이 확정된 것도 지난 2016년2월 'GOP 총기 난사 사건'의 주범 임모 병장을 끝으로 6년이 지났다.
다만 사형제 존폐와 집행 재개를 두고서는 지속적으로 갑론을박이 이어져 왔다. 국민 여론은 사형제를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사회적으로 공분을 일으키는 흉악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형제를 부활하라"는 내용의 청원글이 꾸준히 게재됐다. 지난해 9월 머니투데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응답자 1007명)에서는 '사형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77.3%로 나타났으며, '사형제를 반대한다'는 의견은 18.7%였다. 특히 사형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자 중 95.5%는 연쇄살인범 등 흉악범에 대한 사형 집행에도 찬성했다.
세계적인 흐름은 사형제를 폐지하는 쪽이다. 2021년 말 기준 108개국이 모든 범죄에 대해 법적 사형폐지국이었으며, 144개국이 법적 또는 실질적 사형폐지국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사형을 집행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뿐이다. 윤지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은 "사형폐지는 거스를수 없는 국제적 흐름"이라며 "한국정부도 최초로 2020년12월 유엔총회에서 사형집행 유예(모라토리엄) 결의안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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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대안 없는 사형제 폐지는 비(非)제지 효과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무기징역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사형 집행을 부활시키기는 굉장히 어렵다. 그럴 때 사형 제도의 존재 조차 없어지면 피고인 입장에서는 더 이상 두려운 처벌 자체가 없어지는 일종의 비제지 효과 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폐지를 하더라도 대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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