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간 가결된 징계안 '2건' … 무엇을 위한 윤리특위인가
윤리특위 징계안 국회 본회의 표결 사례 1건에 불과
징계 처리 시한 없어 절반 이상이 임기까지 방치되다 폐기
박완주 제명안도 지방선거용 '보여주기' 제소에 그칠 우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비위 사건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과 관련해 민주당의 입장을 밝히고 공식 사과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성비위 의혹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 징계안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그러나 그간의 윤리특위 징계 진행 과정을 돌아봤을 때 상징적인 조치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7일 민주당 의원 24명은 박 의원 징계안을 윤리특위에 제소했다. 6·1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징계 여부가 언제 결정될지는 불투명하다. 21대 국회를 포함해 지난 31년 간 윤리특위가 설치된 이후 국회의원이 본회의를 거쳐 제명 된 경우는 없다. 때문에 실효성을 놓고 계속 지적이 제기됐다.
윤리특위는 1991년 설치돼 의원의 자격심사와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는 비상설 국회 특별위원회다. 징계안이 상정되면 위원회 내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의견서를 제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윤리특위 소위원회가 징계안을 심사한 뒤 전체회의에서 징계 수위를 의결한다. 국회법상 국회의원에 대한 징계는 경고, 사과, 출석정지, 제명이다. 윤리특위에서 징계안이 찬성으로 의결될 경우 국회 본회의의 표결을 거쳐 징계가 확정된다.
그러나 윤리특위는 국회의원 징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식물위원회'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16대 국회까지 윤리특위의 징계 결정은 전무했고, 17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접수된 징계안 177건 중 절반 이상인 97건이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절반 이상의 징계안이 임기 4년 간 논의도 되지 않은 채 자동으로 폐기된 것이다. 현재까지 윤리특위에서 가결된 징계안은 단 2건이며, 이 중에서도 1건의 징계안 만이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됐다.
이마저도 본회의에서 수위가 낮춰졌다. 윤리특위는 2011년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강용석 의원에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결정했으나 본회의에서 부결돼 '30일 국회 출석정지' 징계로 대체됐다. 2015년에는 성폭행 혐의를 받은 심학봉 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가결돼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심 의원이 사퇴하면서 자동 폐기되기도 했다.
윤리특위가 심사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현역 의원이 동료 의원의 징계를 결정하는 구조가 꼽힌다. 심사에 대한 세부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개별 의원이 징계에 앞장서기 어렵고 '같은 당 지키기'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14년에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징계안 처리에 통진당이 강하게 반발하자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윤리특위를 소집하기도 했다.
21대 국회에서도 윤리특위 파행은 이어지고 있다. 윤리특위 전체회의는 위원장을 선출한 제 1차 회의 이후 1년 2개월 만인 지난해 11월에서야 개의했다. 2020년 9월 후원금 횡령 의혹이 제기된 윤미향 의원의 징계안을 시작으로 16건의 징계안이 제출된 시점이었다. 제 2차 회의에서 징계안 4건의 윤리심사자문위원회 회부가 결정된 후 지난 1월 27일 제 3차 회의에서 징계안 3건을 상정해 소위원회에 회부하는 안이 가결됐다.
이렇다 보니 박 의원에 대한 징계안 역시 6·1 지방선거 전에 처리되거나 제명안 상정이 논의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리특위 전체회의에 상정된 윤미향·이상직 무소속 의원과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징계안 조차 후속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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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당 일각에선 박 의원의 징계안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지난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방선거와 관계없이 조속히 처리해야 하는 문제"라며 징계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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