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에서] ‘슬럼프 탈출’ 조아연 "잘할 수 있는 것은 골프밖에 없더라구요"
드라이버 입스 후 2년 8개월 만에 우승, 베이킹과 복싱 취미 생활 시작, 아이언 교체 적중 "목표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충실한 선수"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핑크공주’ 조아연(22·동부건설)은 당찬 스타일이다.
공격적인 플레이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잘나가던 조아연이 지난 8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 최종일 18번홀에서 챔피언 퍼팅을 앞두고 울컥했다. 그린 주변에 있던 아버지 조민홍씨의 모습을 본 직후다. 2019년 9월 박세리인비테이셔널 이후 2년 8개월 만에 통산 3승째를 거뒀다. "우승이 이렇게 힘든 줄은 몰랐다"며 "부진을 버틴 뒤 나온 우승이라 더 기쁘다"고 환호했다.
▲ ‘성적에 집착했던 소녀’= 조아연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남달랐다.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에 뽑혔다. 2016년과 2017년 제주도지사배 2연패를 달성하는 등 주니어무대를 평정했고, 2018년 세계골프팀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 KLPGA투어 2019시즌 시드전에서는 수석 합격을 차지했다.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총 20개 프로 대회에서 17차례나 본선에 올라 경쟁력을 입증했다.
2019년 4월 프로 데뷔 두번째 대회인 롯데렌터카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신고했고, 같은 해 박세리인비테이셔널까지 접수해 신인왕에 등극했다. 그러나 과욕이 화를 불렀다. 드라이버 입스로 고생했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를 너무 많이 밀어붙였다"는 조아연은 "2020년, 2021년에는 스윙을 교정하기 시작했는데 잘 맞지 않았다"며 "그런 것들이 한 번에 겹쳐 오면서 부진이 시작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 ‘기나긴 슬럼프’= 코로나19 정국이었던 2020년엔 16개 대회에 나서 3차례 ‘톱 10’에 그쳤다. 지난해도 28개 대회에서 ‘톱 10’ 3회다. "심리적으로도 힘들어서 더 깊은 부진의 늪으로 빠지지 않았나 싶다"면서 "스스로를 보듬어주지 못한 것이 슬럼프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우승이 없어서 힘든 시간 보냈다. "골프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연습을 안하고 대회에 나가기도 했어요."
샷과 스윙 등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멘탈에 변화를 줬다. 평소 해보고 싶었던 베이킹, 피아노 등 취미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3월엔 복싱에 뛰어들었다. "제가 운동하는 곳에 복싱 국가대표 코치를 지낸 분이 있어서 배우게 됐다"고 활짝 웃었다. "제가 잘할 수 있는 건 골프밖에 없구나, 골프를 취미 생활처럼 행복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때부터 조금씩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 "너무 행복합니다"=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을 앞두고 신형 아이언으로 교체했다. "채를 받자마자 디자인도 예쁘고 잘 맞았다"면서 "그 덕분에 좋은 성적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아연은 스타성이 있는 선수다. 우승 당시 갤러리가 함께 하자 힘을 냈다. "지난 2년간 팬들의 빈 자리가 컸다"는 조아연은 "올해는 갤러리의 힘을 느끼고 있다"며 "나는 갤러리가 필요한 선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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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를 바꿨다. 골프에서 우승이 전부가 아니라는 마음가짐이다. "나는 과정이 중요한 선수고, 행복한 골프를 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결과에 대한 불안한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아픔을 겪은 뒤 더욱 성숙해졌다. "좋은 과정을 만들고 묵묵히 걸어가면 우승은 따라옵니다. 결과나 우승에 목을 메기 보다는 상황과 과정에 충실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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