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분쟁 가능한 영역 들어왔다"…러, 핵무기 운용부대 심상치 않은 움직임 경고
UN 사무총장 "러, 핵 시설 안전 반드시 지켜야"
푸틴, 지난달 핵무기 운용부대 경계 태세 강화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격화되면서 국제사회에서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핵무기 운용 부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UN사무총장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약식 회견을 열고 "한때 생각할 수조차 없었던 핵 분쟁(nuclear conflict) 가능성이 이제 가능한 영역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핵 분쟁 가능성을 부인한 지 채 한 달도 안돼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를 장악한 데 이어,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한 것을 언급하며 "우연이든 고의적이든, 전쟁 확대는 모든 인류를 위협한다. 러시아는 핵시설 안전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날(14일) 이고르 이바노프 전 러시아 외무장관과 볼프강 이싱어 전 뮌헨안보회의 의장, 데스 브라운 전 영국 국방차관 등 각국 외교정책 전문가들도 휴전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이들은 자포리자 원전 인근 전투를 언급하며 "전쟁의 안갯속에서 핵 재앙이 어떻게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는지를 일깨워주는 가장 최근 사례"라며 "사고와 실수, 또는 오산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휴전"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군사령부에 핵 억지력을 고도의 경계 태세에 두라고 지시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이 경제 분야에서 러시아에 대해 비우호적인 행동을 할 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고위 관리들까지 러시아에 공격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해당 명령을 내렸다.
당시 서방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푸틴 대통령을 직접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등 대러 압박에 나선 데 대한 보복 차원임을 밝힌 것이다.
한편 미국 군축협회(AC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 1만3080개 정도의 핵탄두가 있고, 이 가운데 러시아와 미국에 각각 6300여개, 5600여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는 해당국에서 기밀로 취급하기 때문에 정확한 수량은 알 수 없다.
지난해 9월 연장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 스타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미사일(SLBM)·전략폭격기 등 핵 전략자산 527곳에 전략 핵탄두 1458개를 배치한 상태다.
미국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이 수치를 포함한 러시아군의 핵탄두 비축량은 4497개 정도이며, 해체를 기다리고 있는 퇴역 핵탄두도 약 1760개 있다.
반면 미국은 핵 전략자산 665곳에 전략 핵탄두 1389개를 배치한 것을 비롯해 3750개의 핵탄두를 비축하고 있으며, 퇴역 핵탄두는 1800개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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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 외에도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핵 보유를 인정하는 중국, 프랑스, 영국은 지난해 기준 350개, 290개, 225개 정도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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