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12弗 1주일 만에 6弗 이상 뛰었지만
업계 "불확실성 크다" 신중론
일각선 "장기전 가면 수요·공급 동시위축 가능성"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의 한 아파트 단지가 1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으로 불에 타 소방관이 진화 작업을 하는 모습.(이미지 출처=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의 한 아파트 단지가 1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으로 불에 타 소방관이 진화 작업을 하는 모습.(이미지 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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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정유사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한 주 사이에 배럴당 6달러 넘게 치솟았지만, 업계는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으로, 4달러를 손익분기점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게 일반적이다. 디젤(경유), 등유,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하는 바람에 마진도 덩달아 널을 뛰는 것이지 세계 경제 부활에 따른 수요 폭발 덕분이 아니라고 업계는 판단한다. 전쟁이 길어지면 수요와 공급 모두 감소하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제기된다.


15일 정유업계가 밝힌 증권가 추정치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2.1달러로 한 주 전 5.7달러보다 6.4달러 올랐다. 202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6달러를 밑돌다가 지난해 말부터 개선세를 보이면서 정유사 흑자 전환에 큰 영향을 미쳤고, 올해는 6~7달러를 기록해왔다.

문제는 상승 폭이 너무 가파르다는 점이다. 원인과 결과 모두 그리 달갑지 않다는 게 정유업계의 반응이다. 지난달 마지막주 배럴당 6.9달러에서 이달 첫째 주 5.7달러, 둘째 주 12.1달러로 '진폭'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등·경유, 휘발유 등 가격이 폭등하는 바람에 마진이 오른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14일 기준 등유 가격은 배럴당 121.78달러로 한 달 전 107.44달러보다 13.3%, 경유는 123.14달러로 9.4%, 휘발유는 125.39달러로 13.7%씩 올랐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함께 오르는 것은 정유사들의 단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사가 저유가일 때 사들였던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오르면서 재고 평가이익이 커지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close 증권정보 096770 KOSPI 현재가 119,600 전일대비 3,700 등락률 -3.00% 거래량 605,849 전일가 123,300 2026.05.19 15:30 기준 관련기사 주식자금이 더 필요하다면? 연 5%대 금리로 최대 4배까지 'SK이노베이션 E&S, 해킹 은폐' 의혹 제기에 "ESG보고서에 공표" 해명 [클릭 e종목]"SK이노베이션, 호르무즈 봉쇄로 기업가치↑" 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1분기보다 77% 이상 늘어난 8900억원대, 에쓰오일( S-Oil S-Oil close 증권정보 010950 KOSPI 현재가 110,100 전일대비 1,400 등락률 -1.26% 거래량 299,520 전일가 111,500 2026.05.19 15:30 기준 관련기사 [클릭 e종목]"S-Oil 목표주가 상향…최고가격제 변수"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석화, 가격 인상축소·국내 우선공급 협조" [클릭 e종목]"에쓰오일, 불확실성 속에서도 득이 클 것…목표가 상향" )은 39% 늘어난 8764억원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내 공급 비중이 큰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등·경유를 중심으로 정제마진 강세가 두드러졌다"며 "현재 정제마진이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과도하게 높긴 하지만 공급 차질로 인해 강세 자체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의 낙관론과 달리 정유업계는 각종 지표의 등락 폭이 너무 크다는 데 주목한다. 전쟁과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원가 상승→석유제품 가격 급등→수요 위축→정제마진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정유사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인 '수요·공급 동시 위축 우려까지 나온다. 통상 글로벌 업체들은 역내 석유제품 수급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유럽 바이어들이 역내 러시아 제재로 아시아산 석유제품을 사들이면 아시아 업체들의 재고가 바닥다는 등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더라도 수요가 견조하면 비축해둔 재고 원유로 석유제품을 만들어 팔면 높은 정제마진에 따른 고수익을 고스란히 거둬들일 수 있지만, 전쟁이 길어져 세계 석유 수요가 감소하면 문제가 된다. 최악의 경우 2020년 '사우디vs러시아 증산 경쟁' 시기처럼 정유사 수익이 급감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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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비관론, 원유 계약 이후 실제 정유사 수급까지의 시차 2~3개월을 고려해 오는 5월께 공장 가동률을 줄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 등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5월 가동률 감소' 전망이 나오는 것 자체가 정유사들이 글로벌 수요 증가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방증이라는 의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전쟁 장기화로 수요·공급 감소가 동시에 실현되면 마진 폭등에도 불구하고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충분히 낮출 수 있다"며 "휴전·종전 등 의미 있는 소식이 들려와 글로벌 석유 수요가 견조하다는 명백한 신호가 나타나면 높아진 마진에 따라 정유사 실적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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