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가 2명이나 사퇴했는데…투표용지 설명 한 마디 없는 투표소들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나온 최종 후보는 모두 12명. 그런데 투표용지에 적힌 후보는 14명이다. 안철수(국민의당·기호 4번), 김동연(새로운 물결·기호 9번) 후보가 중도 사퇴했기 때문. 이들은 후보 단일화를 이유로 사퇴했는데 이때는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용지를 모두 인쇄한 뒤였다. 선관위는 이 투표용지들을 그대로 선거구에 보내 사용토록 했다.
9일 대통령선거 본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적지 않아 보인다. 두 후보의 사퇴가 반영되지 않은 투표용지 때문에 각 투표소에서 소동이 적지 않게 발생해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서울시, 경기도 고양시 등 경기도 권역의 일부 투표소에선 유권자들이 "안철수 후보가 사퇴했는데 투표용지에 그대로 이름이 있다"는 등 현장 관계자들에게 따져 묻는 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유권자들은 투표용지의 이 문제 때문에 기표를 잘못했다며 용지를 바꿔달라고 했지만 현장 관계자들이 이를 거부하자 투표지를 찢고 떠난 것으로도 알려졌다.
기자가 이날 투표한 공릉 1동 제5투표소도 마찬가지. 안철수, 김동연 후보의 사퇴에 따른 무효표 처리 안내는 투표소 건물 밖에 걸린 현수막 뿐이었다. 유권자가 안철수 또는 김동연 후보를 찍은 표들은 무효 처리된다는 내용은 하단에 짧게 적혀 있었다. 일부 투표소에선 이 현수막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건물 구석 등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증과 선거인 명부를 확인 후 투표용지를 받고 기표소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투표참관인과 안내인들은 어떠한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 기표 후 투표함에 용지를 접어 넣으면서 기자가 "왜 사퇴한 후보들이 아무런 표시 없이 그대로 있나"고 묻자 그제서야 "이미 투표용지가 배부된 것들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한국은 선진국과 비슷한 움직임"…전 세계 2억320...
후보자들에겐 단일화, 사퇴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한 전략으로도 인정된다. 다만 유권자들의 선택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여서 그에 따른 후폭풍은 조심해야 한다. 이때 선관위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날 각 투표소에서 나온 소동들로 봐선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긴 힘들어 보인다. 투표용지는 이미 인쇄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현장에서 충분한 설명과 안내가 동반됐어야 하지 않을까.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