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뷰] 반등기미 보였던 러시아 車시장, 다시 고꾸라진다
유가 등 외생변수 따라 변동폭 커
2014년 260만대, 이듬해 100만대 줄어
우크라 침공 후 서방 경제제재 가시권
시장 위축·차업체 생산차질 불보듯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지난해 러시아에서 판매된 신차는 167만대 정도다. 넓은 땅과 1억4000만명에 달하는 인구를 감안하면 그리 크지 않은 숫자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신차 판매량이 173만대 정도다.
러시아 자동차판매 시장의 특징은 구매력이 낮아 신차에 비해 중고차 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국가경제 자체가 석유·가스 등 천연자원 의존도가 높아 외부 여건에 따라 판매량이 크게 널뛰는 점도 눈에 띈다. 유가가 한창 높았던 2014년에는 신차 판매량이 260만대를 넘기기도 했다. 유가가 하락세를 보인 바로 이듬해 100만대가량 줄어 168만대 정도 팔렸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 바닥을 찍고 지난해 다소 회복될 조짐을 보였다.
포드·제너럴모터스(GM)가 과거 현지 공장을 운영하다 철수했으나 현대차를 비롯해 도요타·닛산 등 일부 외산 브랜드가 현지 공장을 돌리고 있다. 1970년대 설립된 아브토바즈는 10여년 전 르노에 인수되긴 했으나 여전히 현지 기업으로 꼽힌다. 현지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차량 부품보다 완성차에 더 높은 관세를 매긴다.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차를 인근 벨라루스나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에 수출하기도 하나 수입하는 물량이 5, 6배 더 많다. 주로 일본, 미국, 독일에서 많이 수입해온다. 소비자 사이에선 외산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아브토바즈의 라다와 함께 현대차, 기아, 르노, 폭스바겐이 주로 판매량 선두권에 있다.
2020년 중앙정부 차원에서 차량 구매 시 지원받을 수 있는 저금리 대출 재원을 마련해 내년까지 운영키로 한 상태다. 낮은 금리로 차를 사고 10%가량 할인도 가능하다. 오지로 분류되는 극동지역에선 최대 25%까지 할인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생산기준을 맞추는 외국계 기업에 각종 세제혜택을 주는 등 자동차산업 육성에 나섰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러시아 경제는 올해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었다. 올해 들어서도 원자재 수요가 늘고 유가도 오름세를 보였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경제제재가 본궤도로 접어들 경우 위축될 수밖에 없다.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박은 훨씬 커졌다. 코로나19 여파로 그렇지 않아도 고물가에 서민경제가 어려움을 겪은 터라 실제 체감도는 더 심할 것으로 현지에서는 보고 있다. 올해 다소 회복했던 자동차 판매시장은 다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현대자동차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준공식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총리가 현지 맞춤형 모델로 개발한 소형세단 쏠라리스를 시승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원본보기 아이콘자동차 공장의 생산차질도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아브토바즈는 공장가동을 당분간 멈추기로 했다. 회사 측은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수급 이유를 들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폭스바겐은 우크라이나에서 공급받는 부품 수급이 어려워져 독일 내 일부 공장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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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 20만대 규모의 공장을 가동중인 현대차·기아는 현재까진 두드러진 변화 없이 사태를 지켜보는 중이다. 다수 부품·협력업체와 함께 현지에 진출해 있는 데다 리스크가 불거졌을 때부터 어느 정도 재고를 쌓아둬 당장 생산차질은 없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영향을 피해가기 어렵다. 현지 생산체계를 갖췄다곤 하나 여전히 한국에서 상당수 부품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지 물류체계가 삐걱대면서 해상이나 육상 모두 물류비가 급격히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시장이 중요해지면서 2018년부터 대외적으로 실적을 알릴 때 유럽과 별개 권역으로 떼어내 관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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