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이직이지 기술·인재 다 훔쳐갔다” vs “우린 떳떳, 공채로 기술자 못 뽑나”
자동차부품 경쟁기업 SNT모티브·코렌스EM 법적 공방 예고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산업기술 유출을 둘러싼 경쟁업체 간 공방(본보 2월 21일 자 인터넷판)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직’과 ‘기술 유출’ 문제가 법정으로 가 시비를 가리게 될 전망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SNT모티브는 경쟁사인 코렌스EM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법률 검토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방향은 크게 2가닥으로 보인다. 상대 업체가 자사의 핵심 기술인재를 회유해 빼갔느냐는 문제와 이들 인력이 이직하면서 회사 기밀을 몰래 유출해갔느냐는 부분이다.
이 시비의 발단은 병역특례로 코렌스 회장의 아들이 SNT모티브에 근무하다 3년 뒤 퇴사했고, 이후 2년여 뒤부터 SNT모티브 핵심 기술자 다수가 코렌스 측으로 이직해 회사가 탄탄하게 성장하면서 불거졌다.
SNT모티브는 인재를 훔쳐갔다고 주장하고 있고 동시에 회사 기밀들을 빼갔다고 확신하고 있다.
코렌스 측은 “인력은 공개채용을 통해 모집한 것으로 당사자들이 이직을 선택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SNT모티브는 22일 반박 자료를 내고 강경 대응 방침을 알렸다.
SNT모티브는 “코렌스에 간 인원들이 SNT모티브 직원들에게 직접 연락을 해 이직을 회유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SNT모티브 관계자는 “2017년 모터개발팀장을 비롯해 2017년부터 2018년까지는 모터개발 연구원, 2020년부터는 모터생산기술팀, 협력업체 품질관리팀, 모터품질보증팀, e-오일펌프팀, 공장자동화팀 등 제품개발 필수 인력과 기술을 조직적, 순차적으로 빼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도 코렌스로 이직한 인원들이 당사 직원들에게 연락을 취해 적극적으로 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코렌스 측이 주장하는 공채라는 절차는 형식적이라는 뜻이다.
기술과 관련한 부분에서도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코렌트 측은 “우리 기술은 독일 업체와 제휴를 통해 확보한 것으로, 이 기술은 SNT모티브를 비롯해 국내 업체에서는 확보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SNT모티브 측은 “코렌스EM이 독일업체와 제휴를 통해 확보한 것으로 주장하는 기술은 헤어핀(각동선)과 WRSM(권선자계형)이라고 판단하는데 헤어핀 기술은 2009년~2010년 GM Volt(볼트) 전기차용으로 개발을 완료해 200세트 이상 납품해 성능검증을 마친 기술이고, 또 WRSM 기술도 이미 SNT모티브가 2013년 초 개발을 완료한 것”이라고 맞섰다.
SNT 측은 당시 개발에 참여한 팀장과 직원 다수가 코렌스로 이직해 현재 코렌스EM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렌스 측은 문서 유출 문제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출장자라든지 고객사에 견적을 내는 등 경우 무조건 암호화를 풀어서 보내야 하고 암호를 풀면 결제를 올려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서버에 누가 승인했는지 어디로 보냈는지 기록이 다 남아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SNT모티브 관계자는 “코렌스 이직자들이 퇴사 직전 임의로 암호를 푼 것으로 확인된 설계품질 증대방안, 매출계획, 개발계획서, 제조원가 등은 회사 대외비 자료”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일상 업무 과정에서도 암호 해제를 해서는 안 되고, 외부에 절대 제공해서도 안 되는 자료”라며 “그런 자료를 퇴사 직전에 대량으로 암호를 풀어 개인 외장하드에 저장했다는 것은 어떠한 식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코렌스 이직자 중 팀장이 있었고, 자료의 암호를 풀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며 “암호해제 권한을 남용해 임의로 수백건 이상의 자료를 대량으로 암호해제를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암호를 푼 시기가 퇴사 직전이라는 점과 암호를 푼 시간대가 다른 직원이 없는 점심시간과 근무가 종료된 저녁시간대에 쏠려있다는 점도 파악했다고 근거로 내세웠다.
그렇다면 왜 이 문제가 기술자들의 이직이 시작된 5년이 지나서야 표면화됐을까?
코렌스 측은 “2017년 광범위한 기술 유출이 있었다면 신속히 수사기관에 의뢰해야 하는데 5년이 지나서야 수사를 의뢰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SNT모티브 측은 “2017년 당시 코렌스는 전기차 모터가 아닌 디젤차에 들어가는 부품만 납품했기 때문에 경쟁업체로 보지 않았고, 오랫동안 SNT모티브에서 근무한 전 직원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우려해 수사기관에 의뢰하지 않고 있었다”고 했다.
SNT모티브 관계자는 “코렌스가 2019년 자동차 모터 전문업체인 코렌스EM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SNT모티브의 경쟁업체가 되고, SNT모티브의 개발 인력뿐만 아니라 생산기술, 품질 등 인력들을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빼가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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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싸움을 예고하고 있는 양측 간 첨예한 견해가 어떤 결론에 이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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