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실손보험 개편 논의 시작부터 삐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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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혹시 실손보험은 가입하셨나요?"


요즘 아파서 병원에 가면 상담사(코디네이터)나 의사로부터 자주 듣는 말 중 하나다. 환자가 실손보험에 가입했으면 병원이 비급여 진료를 이야기하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비급여진료는 병원 운영에 도움이 되고 환자도 실손보험이 있으면 보험사에 비용을 청구하면 되기 때문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비급여 진료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가격이 비싼 편이고 과잉진료를 유발하는 측면이 있어 전체 실손보험 시장의 부실을 불러일으킨다는 문제가 있다. 비급여진료로 보험사의 부담이 늘어 실손보험료가 급등하면서 병원을 잘 찾지 않는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만 올라가는 폐해도 생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손보험은 상위 의료이용량 10%의 환자가 전체 보험금의 57%를 수령해가는 기형적인 구조가 됐다. 손해율은 130%에 달해 연간 수조원의 적자가 이어져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그러자 금융당국도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보험연구원 등과 함께 ‘지속가능한 실손보험을 위한 정책협의체’를 지난달 발족시켰다.


국민 의료비 부담이 갈수록 늘어가는 가운데 공적보험인 건강보험을 보완하는 기능을 하는 실손보험이 위축될 경우 의료격차 확대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협의체는 과잉진료 방지를 위한 비급여 관리 강화와 청구절차 간소화, 상품체계 개편 등을 주로 논의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논의는 다음주부터 시작될 예정인데 실손보험 개편의 한 축이 될 보건복지부와 의료계가 빠지면서 시작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실손보험 부실화의 근본 원인은 애초에 보험사의 잘못된 상품 설계에 있지만 이를 악용한 일부 의료인들과 환자들의 도덕적 해이도 한몫했다.


결국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관계된 이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야 하는데 이를 담당하는 정부부처와 의료계가 빠지면서 힘이 빠진 채 시작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복지부는 협의체에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출범 직전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손보험 개편 논의에 대한 의료계의 반대가 심한 데다 보험업계가 참여하는 협의체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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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복지부 없이 논의를 시작하고 추후 여러 통로를 통해 복지부나 의료계와 논의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논의 당사자가 빠지면서 반쪽짜리 협의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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