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상승에 한 방, 해상운임·환율에 한 방…직격탄 맞은 중기·중견기업 울상
세계 최대 알루미늄 산지 중국, 코로나로 공장 봉쇄…재고↓
선물가격 13년만에 최고가 기록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도 2009년 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최동현 기자, 곽민재 기자] 경기도 평택에서 알루미늄 팔레트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진섭(63) 대표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최근 6개월새 ㎏당 3200원하던 알루미늄 원자재 가격이 400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는 바람에 힘들어서 제품 가격을 올렸더니 매출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면서 "직원이 18명인데 월급 줄 일이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원자재 가격 인상과 해상운임 폭등, 환율 상승의 '삼중고'에 중소·중견기업들이 울상이다. 특히 알루미늄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알루미늄 산지가 코로나19로 봉쇄되면서 생산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자 알루미늄 재고가 떨어지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최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3개월 선물가격이 t당 3200달러(한화 380만원)를 넘어서면서 13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주물냄비의 원료인 알루미늄 인고트 가격은 지난해에만 80%나 폭증했다. 이로 인해 프라이팬의 핵심 원자재인 알루미늄 원가는 45% 가량 올랐다. 인건비와 운송비 상승에, 원자재값까지 급등하자 프라이팬을 제조업체들의 고민은 깊다.
펄프가격 상승에 국제해상운임까지 폭등하면서 한솔제지와 무림도 악전고투를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지날달 인쇄용지 가격을 7% 올렸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활엽수펄프(HWP) 가격이 2020년 t당 평균 558달러에서 지난해 777달러로 40% 가량 올랐고, 해상운임 급등에 따른 물류비 부담, 환율 상승으로 인한 비용지출이 더 늘었다는 게 제지업계의 설명이다.
설상가상 원·달러 환율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45분 현재 1198원으로 1년 전 같은 날(1101원)보다 97원이나 올랐다. 달러로 결제하는 펄프의 최저 수입단위는 10만t. 펄프가격이 1달러 오를 때마다 970만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 펄프가격은 지난해 1월 t당 평균 660달러였는데 올 1월은 730달러였다.
물류비 부담도 커졌다. 지난달 7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5109.6을 기록하며, 2009년 10월 SCFI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 11일 기준 SCFI는 4980.93을 기록하고 있다.
한솔제지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운반비는 13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가량 상승했고, 무림P&P는 운반비와 수출경비를 합쳐 같은 기간 133억원(전년 97억원)으로 38% 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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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인상과 해상운임 급등 등은 기업의 펀드멘탈과 상관 없는 외적인 부분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펀드멘탈이 좋아도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경제 외적인 충격을 받게 되면 가장 약한 부분인 중소기업의 타격이 커진다"면서 "은행 차입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금리인상의 피해도 입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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