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칠 수 없는 감옥 '사이버불링'

<下>솜방망이 처벌

캐나다 온라인활동 즉각금지
개념 자체 모호 처벌 어려워
범죄 처벌 제도적 장치 필요

"외국은 벌금에 실형도 사는데"…제도권 밖 ‘韓사이버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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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공병선 기자]최근 사이버불링(온라인상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이 잇따르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처벌은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고 있다.


11일 아시아경제가 미국·아일랜드·영국 등의 해외 사례를 분석한 결과, 가장 엄격한 제재를 하고 있는 곳은 캐나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는 신고를 통해 가해자의 온라인 활동을 즉각 금지시킬 수 있으며, 가해 사실이 범죄 수준으로 드러날 경우 5000달러(약 6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거나 6개월 실형에 처할 수 있다. 미국 뉴욕주는 사이버 폭력 사건으로 형사범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으며, 영국은 교사들에게 학생의 휴대폰 속 부적절한 이미지 파일 등을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판결이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범죄라고 판명될 시 이를 처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사이버 폭력과 관련해 신체 구금과 벌금형이 같이 수반되는데 대체로 벌금형 처벌에 그친다"며 "모욕죄가 인정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야 하지만, 실제 신체형에 처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개념 자체가 모호해 이를 처벌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사이버 폭력의 개념 자체도 모호한 상태"라며 "법과 제도의 미비로 인해 피해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정보통신망법을 보더라도 사이버 폭력의 개념과 유형이 별도로 규정돼 있지 않다. 고혜련 법무법인 ‘혜 ’대표 변호사도 "한국 법률상 현실적으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라며 "처벌 전까지 손해가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 가처분을 통해 악플이나 게시물을 내리도록 조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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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다 자율적 통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표현의 자유 등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법보다 교육을 통해 자발적으로 온라인상 괴롭힘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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