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원합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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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대법원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 측이 한국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법인세 환급 관련 소송에서 MS 측의 손을 들어준 항소심 판결을 파기했다. MS와 특허권 사용료 계약을 체결한 삼성전자가 2012~2015년 MS에 지급할 사용료에서 원천징수·납부한 6300억여원의 법인세 관련 소송이다.


10일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MS와 자회사 MS라이센싱이 동수원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MS의 소를 각하하고, MS라이센싱의 일부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MS에게 경정청구권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MS가 특허권 사용료 소득의 실질귀속자인지 여부에 대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원심은 이 사건 사용료에 국내원천소득으로서 원천징수대상인 저작권, 노하우, 영업상의 비밀 등 특허권 이외의 다른 권리의 사용대가도 포함돼 있다는 피고 측 주장을 심리·판단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먼저 하급심에서 경정청구권이 없다는 이유로 소를 각하당한 MS 측 상고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며 "원천징수의무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국내원천소득의 실질귀속자를 기준으로 해당 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원천징수할 의무가 있으므로, 소득의 실질귀속자는 구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1항, 4항 3호에 따라 과세표준과 세액의 경정을 청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심은 MS가 이 사건 사용료 소득의 실질귀속자인지 여부에 관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파기환송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세무당국 측 상고이유 중 국내 미등록 특허권에 대한 사용료가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련 "국외에서 등록됐을 뿐 국내에는 등록되지 않은 미국법인의 특허권 등이 국내에서 제조·판매 등에 사용된 경우 미국법인이 그 사용의 대가로 지급받는 소득을 국내원천소득으로 볼 것인지는 한미조세협약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한미조세협약에 따르면 미국법인이 국내에 특허권을 등록해 국내에서 특허실시권을 갖는 경우에 특허실시권의 사용대가로 지급받는 소득만을 국내원천소득으로 정하고, 미국법인이 특허권을 국외에서 등록했을 뿐 국내에는 등록하지 않은 경우에는 미국법인이 그와 관련해 지급받는 소득은 그 사용의 대가가 될 수 없으므로 이를 국내원천소득으로 볼 수 없다"며 "원심이 이 사건 사용료 중 국내 미등록 특허권에 대한 사용료는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2심 재판부가 "이 사건 계약의 사용료 지급대상 무형자산에 특허권 사용료 외에 저작권과 기술 등이 포함되는지에 대한 심리가 필요하다"는 세무당국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MS 측은 이 사건 사용료에 특허권 이외의 다른 권리의 사용대가는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전제에서 경정청구를 했고, 이에 대해 세무당국은 원심에서 '이 사건 사용료에는 국내원천소득으로서 원천징수대상인 저작권, 노하우, 영업상의 비밀 등의 사용대가가 포함돼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처분의 동일성이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그 사유를 추가 또는 변경했다고 볼 수 있다"며 "원심으로서는 MS 측의 위 주장에 관해 심리·판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의 위 주장이 법원의 심리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원의 심리대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MS는 2011년 7월 삼성전자에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업 등에 필요한 특허권 사용권을 주고 사용료(로열티)를 지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MS나 MS 자회사들이 현재 소유·통제하고 있는 특허뿐만 아니라 장래에 소유·통제하게 될 특허까지 모두 계약 내용에 포함됐다.


이후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2012년을 제외한 2013~2015년 매해 1조가 넘는 사용료를 지급하는 등 4년 동안 총 4조3582억여원의 사용료를 MS 측에 지급했다. 사용료는 MS라이센싱의 계좌로 입금됐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한미조세협약에 따라 전체 금액의 15%인 6537억여원을 MS 측의 법인세로 세무당국에 원천징수·납부했다.


MS는 2016년 6월 '특허권 사용료 중 한국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에 대한 사용 대가는 국내원천소득이 아니므로 원천징수된 세액은 환급돼야 한다'는 취지로 세무당국을 상대로 경정청구를 했다. MS 측이 주장한 경정청구세액은 총 6344억여원이었다.


삼성전자와 처음 특허권 사용 계약을 체결한 2012년 3만3938건이었던 MS의 특허는 매년 수백건씩 증가해 2015년 5만4675건이 됐다. 그리고 그 중 국내에 등록된 특허 건수는 1733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세무당국이 2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MS 측은 2016년 10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다. 하지만, 이듬해 조세심판원이 MS 측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내리자 MS 측은 소송을 냈다.


법원은 경정청구를 한 자가 2개월 이내에 아무런 통지를 받지 못한 경우 통지를 받기 전이라도 그 2개월이 되는 날의 다음날부터 심사청구 등을 할 수 있도록 한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3항 단서 규정에 따라 2016년 8월 29일 세무당국의 경정거부처분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사건을 심리했다.


1심 재판부는 먼저 MS가 제기한 소는 부적법하다고 판단, 소를 각하했다.


삼성전자가 특허권 사용료를 MS라이센싱의 계좌로 지급했고, 계약에 관한 통지나 사용료 보고서의 수신처가 MS라이센싱이었다는 점 등에 비춰 이 사건의 특허권 사용료를 국내원천소득으로 지급받는 자는 MS가 아니라 MS라이센싱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구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4항이 정한 원천징수대상자로서 경정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체는 MS라이센싱이며, 비록 특허권이나 특허권 사용료를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주체가 MS라고 해도 MS라이센싱이 경정청구권을 행사에 환급받는 세액의 귀속 문제는 두 회사 사이의 내부적인 분배 문제에 속할 뿐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이유로 재판부는 별도의 경정청구권을 갖지 않는 MS의 경정청구권을 거부한 세무당국의 조치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 MS의 소는 부적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한편 재판 과정에서는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 사용대가로 받는 소득'이 국내원천소득에 해당되는지가 쟁점이 됐다.


이에 대해 MS 측은 "한미조세협약 제6조 3항에 의하면, 미국법인이 국내에 특허권을 등록해 국내에서 특허실시권을 갖는 경우에 그 특허실시권 사용 대가로 받는 소득만이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고,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의 사용 대가로 받는 소득은 국내원천소득으로 볼 수 없어 원천징수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따라서 국내에 등록돼 있지 않은 특허권에 대한 사용 대가인 이 사건 사용료가 국내원천소득에 해당돼 원천징수대상이 된다고 봐 경정청구를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세무당국은 "한미조세협약에서 '사용지'를 사용료 소득의 원천지로 판단하는 이른바 '사용지주의'를 취하면서도 '사용'의 의미에 관해서는 특별히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미조세협약 제2조 2항에 따라 '사용'의 의미는 국내법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세무당국은 "구 법인세법 제93조 8호 단서 후분이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에 대한 사용료 소득이라도 그 소득이 해당 특허권을 국내에서 제조·판매 등에 사용한 대가에 해당한다면 국내원천소득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특허권에 대한 국내에서의 사용 대가인 이 사건 사용료 소득은 원천징수대상인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며 "이런 전제에서 이뤄진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MS의 손을 들어줬다. 한미조세협약을 적용하면 MS가 한국에 등록하지 않은 특허권의 사용료는 국내 원천소득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였다.


법인세법은 외국법인이 국내에 등록하지 않은 특허권에 대한 사용료도 국내 원천소득으로 보도록 하지만, 국제조세조정법은 국내 원천소득을 구분할 때 조세조약을 우선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재판부는 MS 측이 세액을 초과해 낸 법인세를 6337억원으로 계산했다. MS 측이 주장한 경정청구액 6344억원 중에서 국내 등록 특허권 부분 7억원을 더 덜어낸 금액이다.


2심을 맡은 수원고등법원 제1행정부는 2019년 7월 1심에서 각하를 당한 MS와 세무당국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세무당국은 항소심에서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에 대한 사용료로서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 금액을 산출해 증명할 책임을 MS 측이 부담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환급 금액을 제대로 산출하지 못한 불이익 역시 MS 측에 돌아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MS와 삼성전자가 체결한 계약에는 장래 시점에 등록될 특허까지 포함하고 있어 5만여건에 달하는 특허 중 개별 특허권의 객관적인 가치에 대한 평가를 전제로, 그 중 국내에 등록된 특허권의 가치가 차지하는 비율을 산정하는 것이 기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MS측의 경정청구 이후 세무당국이 자료제출 요구를 했을 때 MS 측이 계약서에 특허목록이 명시되지 않은 사유와 특허권의 상세내역을 구체화하는 것이 곤란한 사유를 해명한 점에 비춰, 세무당국도 이 사건 특허권 중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이 존재한다는 것과 이 사건 특허권 사용료 중 국내에 등록된 특허권에 대한 부분을 특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세무당국이 MS 측에 자료제출 요구를 한 것만으로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을 제외하지 않고 이뤄진 처분이 적법한 것으로 될 수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한편 재판부는 "이 사건 특허에는 법률적인 의미에서 특허권이 아닌 노하우, 영업상의 비밀, 저작권 등이 혼재돼 있어 MS 측이 자료를 제출해야 한국에 등록된 특허에 대한 사용료와 그렇지 않은 사용료를 구분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심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세무당국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1심 재판부가 이번 사건을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으로 보고 판단했지만, 실질적으로 이 사건은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즉 국세기본법상 경정청구에 대한 답변을 통지할 법률상 의무가 있는 세무당국이 2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아 소송에 이르게 된 만큼, 이 판결의 기속력은 세무당국이 판결의 취지에 따라 MS 측의 경정청구에 대해 어떤 처분을 하도록 하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측면에서 세무당국이 법원의 심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내용은 결국 세무당국이 판결 취지에 따라 처분을 하면서 판단할 문제이지, 법원에서 심리할 대상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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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2심 판단이 위법하다고 보고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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