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부동산 9곳, "전세 구하기 어려워"
전세 구하기 어려워 반전세로 전환 청년 ↑
임대인 세금 부담 임차인에게 전가 돼
[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관악구에서 1억원짜리 전세를 구하던 이예주 씨(가명·25)는 최근 보증금 1억원에 관리비 포함 월 46만원을 내는 원룸 계약을 체결했다. 이 씨는 "예상보다 큰 월세 부담이라 걱정되지만 반지하나 옥탑방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어쩔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주로 청년들이 찾는 연립이나 다세대·다가구 주택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현장에선 전세 매물이 끊기고 월세 부담은 증가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보라매동 등 청년 주거 밀집지역 9개 부동산에 방문해보니 2억 이하 전세 매물은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임대인이 늘어난 세금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하기 위해 기존 전세 물건을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면서 동시에 가격을 올려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아파트·단독·다세대·다가구주택을 포함한 전국 주택 전세가격지수는 2019년 9월(100.6)부터 작년 12월(103.2)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실제로 보증금 1억2000만원·월세 7만원에 매물로 나온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변 반전세 원룸은 원래 1억2000만원짜리 전세였다.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 그대로에 월세 7만원만 추가해 내놓은 것이다. 이를 전세로 환산하면 1억4200만원으로 전셋값을 2200만원 올린 셈이다.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집주인이 늘어난 세금 때문에 월세가 필요해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차 3법 시행이 임차인의 월세 인상으로 전가되는 모습도 보이면서 청년 임차인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관악구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계약갱신청구권 때문에 2년 후 계약 갱신을 예상하고 월세를 올려받는 경우가 많다"며 "다주택자 규제 부담이 무주택자에게 전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의 작년 12월 주택 종합 월세통합가격지수는 101.2를 기록해 2019년 5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 기준으로 입주 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전세의 월세화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1인 가구 증가 시기에 다주택자 규제로 임대시장 공급이 줄어들면서 임차인 부담은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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