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포럼] 타인의 견해와 차이까지 존중하는 품격있는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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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갖고 있지만, 누구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편견”이 아닌가 합니다. 장애 공감을 주제로 한 강연을 할 때마다 했던 말이 있습니다. “편견이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한 편견은 존재할 것이며, 배제나 차별 이란 단어가 존재하는 한 배제나 차별은 어떤 형태로든 나타날 것입니다.” 낙천적 성격인 제가 극히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이런 말을 하기까지는 단지 개인적인 경험에서만 비롯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다양한 심리학자들 또한 이러한 불가피함을 실험이나 사회 현상을 통해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편견의 사전적 의미는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입니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하나의 사건이나 현상을 ‘유형화’하고, 본인에게 친숙한 범주 속에 넣은 후 그에 따라 행동합니다. 독일 철학자 한스 게오르크 가다머는 “우리는 모두 편견을 갖고 있으며 편견 없이 살아갈 수도 있는 행동할 수도 없다.”라고 그의 저서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럼 왜 우리는 “편견을 갖지 말자” 혹은 “편견을 깨자”라고 말하며 이렇듯 당연한 현상을 부정하려고 할까요? 편견은 단순히 생각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적대적인 말, 차별적 행위, 물리적 공격의 형태로 나타나며, 거부의 언어가 일상이 되고 집단적 양상으로 확대될 경우 차별적 행위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사회 정체감 이론을 제시한 헨리 타지펠은 동전 던지기로 나온 앞면, 뒷면에 따라 집단을 나누어 실험했습니다. 각 집단 구성원들은 자기 집단을 치켜세우고 상대 집단을 폄훼하기 시작했고, 같은 집단의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마치 잘 알고 있었던 지인인 듯 행동하며 성격과 업무능력도 더 좋다고 평가했으며 심지어 그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줘야 한다고까지 말했습니다. 단순히 동전 던지기로 편을 갈라도 이 정도인데 학연, 지연, 혈연은 어떻겠습니까? 이분법으로 세상을 나누는 이런 본능은 자기 집단에 대한 편애와 타 집단에 대한 편견을 초래합니다.


인종, 성별, 국가, 장애 유무까지 가지 않더라도 우리는 지금 동전 던지기 실험 결과와 같은 상황을 대선 형국에서 매일 전개되는 다양한 정치적 현상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만약 지금이 인류의 진화 초기 단계였다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내부자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협력 파트너지만 외부자는 대개 경쟁자이거나 침략자였기 때문에 무리 생활을 하던 인류 초기에는 내부자와 외부자의 구분이 매우 원초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4차산업 혁명 시대로 접어들어 메타버스를 발전시키고 글로벌 시대라는 커다란 범위에서 공간이나 언어의 경계까지도 허물어지고 있는 2022년입니다. 우리의 본능에서 편견을 아예 없앨 수는 없겠지만 늘 각자의 태도와 생각을 점검하는 성찰이 필요합니다. 또한 내 편만을 위한 견해로의 "편견"이 아닌, 남의 편의 견해와 차이까지도 존중하고 아우를 수 있는 세계시민으로서의 면모가 필요하며 나아가 우주시민으로서의 품격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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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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