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행', '선대위 사태' 이준석 일탈, 정권교체 득인가 실인가
'선대위 사퇴' 후 尹겨냥 비판 메시지 내며 여진 계속
"국민에겐 밥그릇 싸움으로 보일 뿐" 당내서도 李비판
전문가 "尹 대선 승리 못하면 이준석 자기 정치도 실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 공보단장인 조수진 최고위원과 갈등을 빚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내년 대선을 70여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당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자진 사퇴한 뒤에도 자신과 갈등을 빚어온 당 내부 인사들을 향해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대선 승리를 위해 선대위 개편이 필요함을 강하게 피력한 것일지라도,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즉각 자리를 내던지는 독선적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맡고 있던 선대위직을 모두 내려놓고 물러났다. 전날(20일) 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 조수진 최고위원과 언론 보도 대응을 놓고 충돌한 것이 발단이 됐다. 갈등의 본질은 선대위 지휘체계와 주도권을 둘러싼 이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의 입장차다.
이 대표는 선대위 사퇴 이유에 대해 23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고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라며 "울산 합의 이후 윤 후보는 '이 대표가 가라면 가고 안 가라면 안 가겠다. 하라면 하고 안 하라고 하면 안 하겠다'고 말했다. 저한테는 그 의미가, 상징적으로 선대위 내에서의 전결권을 준 것이었다. 급할 때는 이준석의 판단에 따른다는 건데, 그게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 패싱' 논란이 불거진 지난달 말에도 갑작스럽게 모든 연락을 끊고 '잠행'에 들어간 바 있다. 선대위 인선에 있어서 윤 후보가 대표와 상의하지 않고,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대표와 윤 후보 사이를 이간질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거론됐다. 이 대표와 윤 후보는 이달 초 울산 회동에서 극적으로 화해했지만, 불과 18일 만에 다시 파행을 맞게 됐다.
이번 국민의힘 내부 갈등은 사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윤 후보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윤 후보는 이 대표 사퇴의 발단이 됐던 조 최고위원과의 갈등에 대해 "선거 조직안에서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이게 바로 민주주의"라며 큰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가 사퇴한 지 사흘이 지난 24일에도 사태 수습을 위한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당 대표가 내부 문제를 여과 없이 노출하고 선대위직을 내던진 것은 무책임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는 선대위직을 내려놓은 후에도 각종 방송에 출연하면서 윤 후보를 겨냥해 비판적인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최우선 과제로 '대선 승리'를 내세운 것이 무색하게 개인적인 감정과 불만에만 사로잡혀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이 대표의 자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대통령 후보자의 당선을 위한 선대위가 아니고 낙선을 위해서 모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며 "적절한 조치를 하고 빨리 앞으로 가야 되지 일을 더 키우고, 다 뒤집어엎겠다고 하면 벌써 선거 끝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께 죄송하고 부끄럽다. 참담하다. 선대위 구성이 어떠하고, 누가 있고 없고 하는 것은 결국 국민에게는 밥그릇 싸움으로 보일 뿐"이라며 이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의 전원 사퇴 요구했다.
그는 "서로 간의 불협화음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비판하는 일들도 자제해야 한다. 그래서는 결국 국민의 기대와 지지를 잃는 결과밖에 더 오겠느냐"라며 "제발 직접 대화하고 토론해서 해결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의 선대위직 사퇴에 대해 "이 대표가 이달 초 잠행에 들어가고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한 뒤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유사한 행동을 하는 것을 좋게 볼 순 없다. 다만, 이 대표는 선대위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부분들이 답답했던 것 같고, 이런 상태로라면 윤 후보의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해 본인 나름대로는 정권 교체를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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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대표가 '자기 정치하고 있다'는 얘기가 틀린 건 아닌데, 이는 윤 후보의 대선 승리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이번 대선에 승리하지 못하면 이 대표의 자기 정치도 실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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