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풋옵션' 실형...내홍 덮친 안진회계법인
회계법인, 전문성·윤리성 훼손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박지환 기자] 내년 2월 1심 선고를 앞둔 교보생명과 재무적투자자(FI)들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법정 공방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내홍으로 번지고 있다. 소속 회계사들이 검찰로부터 공인회계사법 위반으로 실형을 구형 받은 상황에서 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의 공정성 문제까지 불거지며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현 경영진을 향한 책임론까지 꺼내며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발단은 20일 검찰이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명에게 공인회계사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을, FI측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2인에게 각 징역 1년을 구형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들이 주고 받은 이메일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검찰은 베어링PE 등 투자자들이 "목표 내부수익률 7.3%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37만6000원 이상의 가격이 나와야 한다"고 사전에 미리 계산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FI측은 "당시 주어진 시간은 촉박하고 신창재 회장과 분쟁과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차질 없이 보고서가 제출될 수 있도록 도움이 될 만한 의견을 제시하고 숫자에 오류가 없는지, 논리적으로 타당한지 우려되는 것들에 질문을 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판결선고기일을 내년 2월10일로 예정한 상태다.
이 내용이 전해지자 안진 내부에서는 회계사의 실형이 확정될 경우 회계법인의 전문성은 물론 윤리성까지 훼손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최종 선고를 앞두고 다음달 치러지는 회계법인 대표 선거 과정의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며 논란이 번지고 있다.
안진은 파트너쉽으로 구성된 회계법인 특성 상 과열 경쟁을 피하고 결속력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명이 출사표를 냈을지라도 선거관리위원회 격인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사운딩이란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2명이나 1명으로 후보를 추린다.
올해는 홍종성 현 대표와 전용석 회계감사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졌는데, 후추위가 홍 대표 단일 후보 추대를 강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회계법인 소속 한 회계사는 "지난 22일 열린 파트너 총회에 참석한 파트너들이 후추위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며 "후추위가 이달 마지막 주 일정으로 홍 대표 단일 후보 추대를 강행하고 내년 1월 초 단일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를 기정사실화하는 부분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홍 대표가 교보생명 풋옵션 가격 산정이 이뤄지던 2018년 당시 재무자문본부장(FA)으로써, 실형을 구형받은 회계사들의 실질적인 관리자였던 만큼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계사들이 재판에서 실형을 받게 될 경우 회계법인이 공인회계사회로부터 징계를 받을 수 있다"면서 "당시 담당 본부장이 대표가 되고 연임까지 하게 되면 회계법인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파트너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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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회계법인 관계자는 "현재까지 홍 대표와 전 감사본부장 등이 입후보 한 상태"라며 "내년 1월 중순 일정으로 최종 대표 선출이 될 예정 외 다른 사항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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