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2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2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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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최근 국내외 물가 흐름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이 늘어나고 그 영향도 점차 확산되면서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과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더 이상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2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2%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까지 누계 기준 2.3%를 기록하고 있다. 관련해 이 총재는 "내년에는 국제유가 등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보다는 다소 낮아지겠지만 상당 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하면서 금년에 이어 내년에도 2%대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고, 근원물가 상승률은 2%에 근접한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물가 오름세의 주 요인은 국제유가 등 에너지가격 상승이 꼽힌다. 이 총재는 "당초 에너지가격 상승은 수급불균형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최근에는 주요국간 갈등·기상이변 등 예상치 못한 충격이 더해지면서 높은 에너지가격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급병목 현상(supply chain bottlenecks)도 당초 자동차용 반도체 등 일부 중간재와 내구재에 국한됐으나, 이후 원자재와 물류 등 생산단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예상보다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공급망 회복이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공급측 요인들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내년 경기회복기를 맞아 수요압력까지 더해지며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 총재는 "2%를 상회하는 높은 가격상승률을 나타내는 품목의 범위가 에너지, 농축산물 등 일부 품목에서 최근에는 내구재, 개인서비스, 주거비 등 많은 품목에까지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며 "이를 반영해 일시적 요인이나 특이 요인의 영향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의 오름세도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상승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지면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 보듯이 임금과 물가의 상호작용을 통해 물가상승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산업계에도 구조적 변화가 감지된다. 이 총재는 "일례로 기업들이 비용절감 보다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우선시해 리쇼어링에 나서는 등 글로벌 밸류체인(GVC)의 재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생산 및 유통 관리에 있어 재고를 최소화하는 기존의 '저스트 인 타임(just-in-time)' 방식에서 만일에 대비하는 '저스트 인 케이스(just-in-case)'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효율성(efficiency)보다는 복원력(resilience)을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수정하는 조짐이 보이며, 결국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생산비용을 높여 구조적인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저탄소·친환경 경제로의 전환 움직임은 원자재 가격 상승, 화석연료의 수급불균형 등을 유발하면서 장기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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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물가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은행은 최근의 물가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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