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이어 조선·해운업계 인력난
노동강도 대비 임금·여건 열악

그 많던 노동자들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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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해운사에서 13년 차 1등 기관사로 근무 중인 40대 A씨는 최근 기관장 진급을 포기하고 전직을 준비하고 있다. 항해를 마치고 1년 만에 복귀한 A씨는 "가족 얼굴도 못 본 채 망망대해를 떠돌아다니는 일이 더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견 해운사의 해상 인사팀장인 B씨는 최근 3년 차 항해사가 그만두면서 대체 인력 조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B씨는 "아무리 힘들어도 3년 의무 승선 기간을 채울 줄 알았는데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하겠다며 사직서를 냈다"며 "항해가 고된 일이지만 우리 때는 중도에 그만두는 건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해운사의 현주소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며 호황기를 맞았지만 해원 인력난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힘든 일을 기피하려는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로 신규 인력 충원이 어려워진 데다 노동 강도 대비 임금이나 근로 여건은 불황기인 10년 전과 비슷해서다. ▷관련기사 3면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HMM close 증권정보 011200 KOSPI 현재가 19,960 전일대비 70 등락률 +0.35% 거래량 1,714,522 전일가 19,890 2026.05.18 15:30 기준 관련기사 SK텔링크, HMM·팬오션 등 국내 대형 선사와 스타링크 공급 계약 HMM, 본점 소재지 부산으로…임시주총서 가결 HMM 나무호 두바이항 도착…화재 원인 조사 본격화 은 이달 초 신임 3등 항해사 초임 사관 채용을 진행했지만 계획한 인력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업계의 인력난이 심화하는 이유는 정부의 ‘해운재건 2030’ 정책에 따라 선박 수와 함께 선원 수요가 늘었지만 인력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서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근무 환경이 더 열악해지면서 기존 근로자의 이탈이 극심해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선원복지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항해사·기관사 및 부원을 포함한 국내 해원 취업 인력은 총 3만3565명으로 2018년(3만4751명) 대비 3.4% 줄었다. 특히 3등 항해사의 예비인력은 같은 기간 19.3%에서 10.2%로 9.1%포인트 감소했다.


일손 부족 현상은 비단 해운업계만의 일은 아니다. 고질적으로 일자리 부족을 호소하는 중소기업계와 택시업계는 물론 최근엔 대기업인 조선업계에서도 미스매칭 현상이 심화됐다. 근무환경이 열악한 업종에 대한 기존 근로자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된데다 노동의 가치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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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현 한국해양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올 들어 자산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해운업계에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어려운 일을 피하려는 노동 의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해원들의 노동 대비 급여 인상 등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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