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지난해 6월 금감원 감찰 월권 논란 속 감찰 운영규정 첫 공개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은 직원 감찰 대상 포함돼 공권력 남용 우려 제기
참여연대 "업무범위 넘는 감사 및 수사 개입 여지 있어" 비판

금감원 월권 감찰 논란에 참여연대 "청와대, 업무범위 넘는 감사·수사 개입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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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총 5장21조에 달하는 대통령비서실 공직감찰반 운영규정 등을 모두 공개하면서 금융감독원 월권 감찰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감찰 가능 대상을 규정하는 7조(감찰업무 범위)가 ‘대통령이 임명한 고위공직자와 기관장 및 임원’과 관련된 감찰업무를 수행한다고 명시돼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넉 달 간 민정수석실의 감찰을 받았는데, 일반직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권한 밖의 감찰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26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금감원 감찰은 금융감독원장과 간부를 대상으로 지난해 2월 시작됐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 관계자로부터 받은 답변에 따르면 2월 초에는 약 5일간 현장감찰이 이뤄졌다. 이후 감찰은 넉 달 간 대대적으로 진행됐다.

민정수석실의 감찰이 이뤄진 배경에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등 사모펀드의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가 있다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민간 금융사의 불완전판매로 수많은 피해자가 나왔는데, 금융검사와 감독의 책임 주체인 금감원이 본분을 다했는지 살펴보려 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6월 민정수석실은 감찰을 끝내며 금감원 내 임직원 2명에게 중징계를 요구했다. 사유는 DLF사태와 더불어 우리은행 비밀번호 무단도용 사태에 관한 책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태는 2018년 일부 우리은행 영업점 직원들이 고객의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조작해 휴면 고객계정에 새 비밀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실적을 올렸던 사건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민정수석실이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는 임직원에 감찰을 진행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시 금감원 수장이었던 윤석헌 전 원장도 공개석상에서 강하게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7월2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했던 윤 전 원장은 "실무자들은 (청와대) 감찰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었다.


관련없는 첩보 이첩해도, 수사상황 다시 확인 가능해

이에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는 지난해 9월 청와대에 ‘공직감찰반 운영규정’과 ‘디지털 자료의 수집·분석 및 관리 등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청와대는 규정이 공개될 시 감찰업무의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줄 수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참여연대가 이를 취소해달라며 대통령비서실장을 상대로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4월 1심과 지난달 2심에서는 참여연대가 모두 승소했다. 1심 재판부였던 서울행정법원은 "이 사건의 각 정보는 감사·감독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로 볼 수 없다"고 결정했다. 2심 역시 규정이 공개될 경우 소속 공무원의 규정준수 여부 등 국민의 감시와 통제가 가능해진다는 점 등을 들어 같은 판결을 내렸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는 이날 관련 규정을 공개하고 11조(이첩과정)에 대한 문제도 강하게 제기했다. 11조는 총 4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다. 2항은 업무범위 밖의 비리첩보를 입수하면 반부패비서관에게 보고하고, 만약 사안이 중대할 경우 수사·감사기관에 이첩할 수 있게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3항과 4항이다. 3항은 2항에 따라 보고받은 사안 중 확인된 비위나 중대한 사안의 경우 반부패비서관이 민정수석비서관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항의 경우 공직감찰반이 2항에 따라 이첩하거나 수사 의뢰한 경우에도 사안에 대한 수사 및 감사 등의 진행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7조가 규정한 공직감찰반의 감찰대상과 관련 없는 자의 첩보와 비리도 사실상 청와대가 알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감찰 범위에 해당하지 않아 이첩했는데 다시 수사상황을 확인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며 "민정수석실에서 어떤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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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의 감찰 관련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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