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초대석] 정순남 한국전지산업협회 상근부회장 "中 의존 90%인 배터리 소재, 공급망 재편되면 문제"
"배터리 소재 80~90% 중국에 의존"
단기적으로 문제 없어…공급망 재편되면 영향
"정부, 차세대 배터리 지원…기업 리튬이온 성능 개발에 집중해야"
[아시아경제 대담=이은정 산업부장, 정리=황윤주 기자] "우리나라는 배터리 소재 중 80~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이 취약한 구조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품목을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다변화하자는 것도 현실성이 약합니다. 가장 취약한 품목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해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합니다"
정순남 한국전지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15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당분간 문제는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미·중 무역공급망이 재편돼 중국으로부터 배터리 주요 원료 조달이 안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한국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셧다운되며 세계 공급망에 균열이 생긴 데다 미·중 무역분쟁 등 정치·외교 문제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2019년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분야 수출 규제에 이어 반도체 부족 사태, 요소수 품귀 사태, SK하이닉스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도입 갈등이 대표적이다. 배터리 부문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료나 소재 생산에 있어 중국 등 대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배터리 주요 소재인 리튬과 흑연의 중국 의존도는 92%, 87.7%나 된다. 설상가상 수산화코발트는 2018년 52.4%에서 지난해 88.5%로, 황산코발트는 49.6%에서 81.5%로 중국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단기적으로 문제가 없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의 수출 제한 조처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배터리 부문에서 제2의 중국발 요소수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의 수출 규제 당시 기계산업진흥회 주관으로 조사를 한 적 있으며 최근 요소수 사태 이후 배터리 공급망도 다시 전수 조사 중이다. 달라진 내용을 기업이 협회에 전달하면 정부에 현황을 보고할 계획이다. 다행히 국내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시설이 많지 않아 직접적인 타격은 적을 것으로 본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생산시설의 70% 이상이 중국, 미국, 유럽 지역에 있다. 중국에서 소재 수출 규제를 단행하더라도 우리 기업들의 중국 내 생산 시설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은 위기 상황 시 남미나 아프리카 등의 채널을 활용할 수 있다.
-경쟁국 상황은 어떠한가.
△중국은 정부 보조금 정책으로 배터리 기업이 많았지만 최근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정리되는 분위기다. 일본의 파나소닉은 성장세가 주춤하다. 올해 상반기 세계 시장점유율 16.3%로 정점을 찍고 지난 7월(누적) 14.3%, 9월(누적) 13.3%로 하락세다. 유럽은 노스볼트를 설립해 배터리 내재화를 시도하는 중이다.
-유럽뿐 아니라 미국, 일본 완성차 업체들도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완성차 기업들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삼성SDI close 증권정보 006400 KOSPI 현재가 638,000 전일대비 4,000 등락률 +0.63% 거래량 262,596 전일가 634,000 2026.05.14 09:39 기준 관련기사 조정 나올 때가 저가매수 타이밍? 4배 투자금으로 기회 살려볼까 '7800선 터치'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 발동…불타는 '삼전닉스' 외인 ‘5조 팔자’에도 굳건…코스피 종가 사상 최고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기술력을 따라잡기 어렵다고 본다. 배터리를 소량 생산하기는 쉽지만 이를 일정한 품질로 대량 생산하는 기술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례로 테슬라의 경우 차 한 대에 원통형 배터리 약 7000개가 들어간다. 수 백만 개의 배터리를 공장에서 균일하게 생산하는 것이 기술력인데, 완성차 업체가 단기간 내 이를 실현하긴 힘들 것으로 본다. 공급선 문제 등을 고려하면 10% 정도 내재화할 수 있지만 100%는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지금 완성차업체들이 말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내재화란 노스볼트 같은 합작사 설립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다만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는 완성차 기업들이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앞으로 차세대 배터리를 놓고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 시기는 언제로 보나.
△도요타가 앞당기겠다고 밝혔지만 통상 2030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은 퀀텀스케이프가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단계에 들어갔지만 대량생산은 다른 문제다. 개인적으로 대량생산은 2000년대 하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기업들이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건의하는 사안이 ‘인력난’이다. 정부와 협회 차원의 지원은 무엇인가.
△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배터리 부문 석박사급 인력이 국내에 1013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우선 2020년부터 전지산업협회와 한양대, 성균관대, 충남대, 전남대, UNIST가 이차전지산업 전문인력양성사업을 수행하면서 연간 50명 이상의 석박사급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연 15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또 사용 후 이차전지 전문인력 양성사업도 신설돼 연간 50명을 배출할 계획이다. 국가 전반적으로 부족한 이차전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2022년부터 ‘이차전지 제조공정 인력 양성 플랫폼(가칭)’ 구축도 추진 중이다. 전지산업협회는 올해부터 이차전지 인적자원개발협의체(SC)를 신설했다. 산업 전반의 인력수급 현황을 파악하고 중장기 인력양성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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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는 자동차와 밀접한데, 협회도 자동차협회 등 전방산업과 교류도 늘었나.
△그렇다. 작년부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주최로 시작된 산업발전포럼에서 운영위원회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전지산업 및 자동차 산업에 대한 시민의식을 환기시키고 산업 현황 및 비전을 제시하고 정책적인 대안을 발굴, 건의안을 도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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