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커진 ETN 원자재·지수형으로 활로 찾나
지표가치 총액 9조1600억원
2018년보다 두배 가량 늘어
원자재 관련 상품 대거 출시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증권사들이 운용하는 상장지수증권(ETN)에 돈이 몰리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264개 ETN의 지표가치총액은 9조1600억원에 달한다. 이는 ETN이 추종하는 지표가격의 총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2018년 4조~5조원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올해 신규 상장된 ETN은 134개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지난해 신규 상장된 ETN은 24개, 2019년엔 17개, 2018년엔 26개다.
ETN의 신규 상장이 급작스럽게 늘어난 배경엔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건전화 방안이 자리하고 있다. ETN 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장지수펀드(ETF)가 독식해오던 코스피200과 같은 시장대표지수를 ETN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올해만 해도 관련 ETN은 40여개에 달했다. ETF에 쏠린 투심을 잡기 위해 증권사는 운용보수를 0원으로 책정했다. ETF와 ETN은 상품구조가 비슷한데 ETF는 운용사가, ETN은 증권사가 운용한다.
틈새 수요를 잡으려는 증권사의 노력도 한몫했다. 투자 수요는 있지만, 아직 상품으로 개발되지 않거나 종류가 많지 않은 구리, 철광석, 천연가스, 금, 은 관련 원자재 관련 상품을 대거 출시한 것이다. 올해만 해도 54개의 원자재 관련 상품이 상장됐다. 지난 9일엔 6개의 회사가 동시에 구리 선물에 투자하는 ETN 15개를 출시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지난해 원유레버리지ETN 사태 이후 거래소가 발행을 제한해왔는데 올해는 대부분의 상품을 받아들여 출시할 수 있도록 했다"며 "ETF와 지수를 추종한다는 콘셉트가 같다보니 해당 시장에 없는 금속 등 원자재 관련 상품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려는 전략이 많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국제유가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면서 거래량과 수익률 측면에서 원유 관련 ETN이 독보적으로 앞섰다. 탈탄소 움직임과 겨울철 난방수요, 공급 불안정 등을 이유로 천연가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관련ETN에 대한 관심도 컸다. 최근 6개월간 평균 거래량을 보면 삼성인버스2XWTI원유 선물(526만주), 삼성레버리지WTI원유선물(481만주), 신한레버리지WTI원유선물(304만주)등이 이름을 올렸다. 수익률도 최근 1년(상장 1년 미만 제외) 기준으로 보면 삼성레버리지WTI원유 ETN이 272%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레버리지원유ETN, 신한레버리지원유ETN, QV레버리지원유ETN은 모두 249%대의 수익률을 올렸고 이어선 삼성레버리지천연가스(122%)가 뒤를 이었다.
다만 ETF시장(종목 524개, 순자산 69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ETN시장은 스몰마켓이다. ETF와 경쟁도 쉽지 않다. 투자자들이 ETF대비 ETN상품에 친숙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품 자체의 매력이 높아도 투자자들은 익숙한 ‘KODEX’,‘TIGER’를 찾기 마련"이라며 "ETF 대비 ETN의 구조를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신한금융투자가 메타버스ETN 상품을 메타버스ETF보다 한달 앞서 출시했음에도 최근 5거래일 간 순매수금액을 보면 신한FnGuide메타버스ETN은 6억원, KODEX메타버스ETF는 779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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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ETN시장 관계자는 "상품에 대한 친숙함 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ETN은 증권으로 분류돼 편입이 어려운 상황으로 ETF 대비해서는 성장에 불리한 부분들이 있다"며 "과거 인기를 모았던 양매도 ETN 등 구조화 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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