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자료 요구' 기업에 피해" 美 반도체협회가 정부에 낸 의견보니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발을 맞추며 반도체 공급망 패권 잡기에 공을 들여온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자국 정부의 반도체 정보 제출 요구를 두고 "정부 주도의 하향식 노력으로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오히려 이런 정보 요구가 기업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IA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제출한 반도체 공급망 관련 의견 자료를 통해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단기간 내에 가능한 한 모든 방법울 활용해 생산량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고 생산량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지만 공급망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SIA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는 단순하게 정부 주도로 당장 제한된 공급망을 할당하는 하향식(톱다운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면서 "잘못된 할당이 이번 이슈의 핵심이 아니며 우리 산업과 국가, 세계 경제의 역사 속에서 이례적인 사건의 발생으로 인해 시장 수요가 변화한 것에 대해 긴박하고 근본적인 변화에 달려 있다"고 판단했다.
SIA는 이와 함께 미 상무부가 요구한 기밀 정보 제공 설문조사가 반도체 업계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SIA는 "정부가 요구한 정보의 범주, 즉 민감한 사업적 사안이나 시장의 결정 등은 우리 산업과 전체 경제에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반도체 업체들이 계약상 보호해야만 하는 의무를 갖는 고객사 명단과 같은 기밀 자료를 상무부가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를 공개하는 것은 그 회사에 매우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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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A의 이같은 반응은 다소 이례적이다. SIA는 반도체 제조부터 설계, 장비제조업체까지 포함한 미국의 대표 반도체 협회로,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해야한다는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을 맞춰왔다. 하지만 이번에 상무부가 제출을 요구한 정보의 범주가 넓고 특히 고객사 명단을 요구한 부분은 업계의 반발이 컸던 만큼 미 정부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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