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백만원씩 등록금 내는데" 일부 대학 자체적 '백신 패스' 도입에 갑론을박
일부 대학, 시설이용·대면수업서 백신패스 적용에 시민들 반발
방역당국 "민간 자체 방역, 정부가 개입할 수 없는 일"
전문가 "법 위반 아니라면, 대학 방역 조치 막을 수 없어"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이번 달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된 가운데, 일부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백신패스'를 도입하면서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백신패스는 접종증명서나 음성확인서를 제출한 사람에게만 특정 시설 출입을 허용하는 제도다.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자, 민간에서까지 백신패스를 적용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구성원의 코로나19 감염을 막고자 민간에서 자체적으로 백신패스를 도입하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부 대학은 대면 수업 또는 학내 다중시설 이용 시 백신패스 또는 접종 완료자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백신 인센티브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하대는 코로나19와 공존하는 대학 교육을 위해 '코로나 안심 캠퍼스'를 구현한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달부터 백신 인센티브를 적용, 실외체육시설 예약은 접종 완료자만 가능하며 이용 인원의 80% 이상이 접종을 완료해야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폐쇄됐던 컴퓨터실습실과 그룹 스터디룸 등도 접종 완료자에 한해 개방한다.
숭실대는 지난달 6일부터 대면 수업, 도서관·연구실 등 학내 시설 입장 시에 백신패스를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 시행 후 노래연습장·실내체육시설 등 일부 시설에 백신패스를 도입했는데, 민간에서도 일부 내부시설 이용 시 자체적으로 백신패스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한 누리꾼은 "지금 헬스장도 정부의 백신패스 도입으로 반발이 심하다"라며 "한 학기에 몇백만원씩 등록금을 내면서 학교 시설 이용이나 수업을 하는데 백신접종 여부까지 확인 받아야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반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대학도 계속 비대면 수업을 할 수만은 없는 노릇 아니겠나"라며 "감염이 우려되는 시설에 대해 일부 백신패스를 적용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방역 당국은 민간의 자체적 백신패스 도입은 타당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4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민간 차원에서 접종 완료자 중심으로 일상 회복하는 것을 정부가 강제로 금지하거나, 개입할 수는 없다"라며 "민간에서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일상(활동)을 접종 완료자 중심으로 확대하는 것은 어느 정도 타당성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에서 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참가 신청을 받는 사례 등은 차별이 아니라, 의학적 판단에 따라 안전하게 일상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접종 완료자와 미접종자를 일체 구분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동등하게 대우하라는 것은 접종으로 인한 감염 예방 및 중증·사망 방지 효과의 의학적 가치를 무시하는 조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 역시 자체적 백신패스 도입이 위법이 아니라면 민간의 조치를 막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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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민간의 백신패스 도입의 적절성은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막을 권리는 없다"라며 "민간 역시 구성원 중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면 피해를 보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막고자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접종 완료자도 돌파 감염될 가능성이 있지만,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보다 감염될 가능성이 훨씬 작다"라며 "때문에 구성원과 조직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민간의 조치를 막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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