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ETF' 새로운 전략 필요…'적극적인 경영관리' 주목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키움증권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금융시장 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ESG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31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ESG ETF 시장 내에서는 지속가능유형 속성별로 여전히 통합(Integration) 전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지속가능테마 투자(Sustainability themed investing) 성장세가 빠르고, 이 외 혁신적인 신규 테마와의 접목도 확대되고 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테마 접목 속에서 최근 기업 경영관여(Engagement)에 초점을 둔 ETF(Engine No. 1 Transform 500 ETF (VOTE:US))가 출시돼 화제"라면서 "기업 경영에서의 ESG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지는 가운데 VOTE ETF 투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기업들을 향해 ESG 경영을 촉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ngine No. 1 Transform 500 ETF는 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로 잘 알려진 엔진넘버원(Engine No.1)이 출시한 최초의 ETF이다. 출시 전부터 시장에서 큰 화제를 모았는데, 앞서 엔진넘버원이 엑손모빌을 상대로 한 적극적인 경영관여(Engagement) 사건이 집중 조명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엔진넘버원은 엑손모빌 이사회 내 다수의 신규 이사 자리를 확보해냈다. 신규 선임 이사 4명 중 3명이 기후변화 전문가였는데 모두 엔진넘버원이 추천한 인사들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블랙록 등 다수의 자산운용사들과 ISS 등 의결권 자문사들의 지지를 얻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규모 2억5000만 달러 수준의 헤지펀드가 미국 초대형 기업인 엑손모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 또 수익률을 가장 중시하는 헤지펀드에서 ESG이라는 비무재무적인 요소를 강조했다는 점이 최근 큰 변화로 다가왔다.
엔진넘버원의 다음 행보는 6월22일 VOTE ETF 출시로 이어졌다. 엔진넘버원은 "미국 내 가장 규모가 큰 500대 기업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미국 경제 전체가 변화될 것"이라며, VOTE ETF에 투자함으로써 이 변화의 물결에 동참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VOTE의 기조차산인 Morningstar U.S. Large Cap Index는 미국 대형주 500개로 구성된 광범위한 지수다. 기초 자산으로만 보면, 표면적으로는 미국 대형주에 투자하는 기존 ETF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실제로 주가 움직임도 S&P 500 지수와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엔진넘버원은 향후 추적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500개 미국 대형주들이 ESG 가치를 잘 지켜내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적극적인 경영관여를 진행하는 것에 차별점을 두고 있다. 즉, 위임투표(proxy voting)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투자 대상 기업들의 혁신적인 변화를 장려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이러므로 엔진넘버원의 ESG 전략은 통상 ESG 펀드들에서 많이 활용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배제전략)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ESG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들을 투자에서 제외하는 대신 기업들에 대한 지분을 보유하고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ESG 기준을 맞출 수 있도록 변화시키는 적극적인 전략을 펼친다.
코로나 19 이후 ESG 경영 참여 사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대하는 기업들의 인식도 변화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 7월 블랙록이 공개한 위임투표 보고서(Pursuing long-term value for our clients)에 따르면, 블랙록은 1년 간(2020년 7월1일~2021년 6월30일) ESG 이슈와 관련해 기업들의 경영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후 대응에 소홀한 기업 이사진 255명의(그 이전 조사기간인 2019년 7월1일~2020년 6월30일에는 55명) 선임 안건과 319개 경영 관련 안건(1년 전 53곳)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1년 사이 대폭 늘어난 수치이다.
또한 이전 조사 당시 블랙록은 기후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 244곳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올해 보고서에서 이 중 약 54%가 올해 의미 있는 진전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운용사들의 의결권 행사와 압력이 실제 기업들의 행동 변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대변하는 대목이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도 자산관리자 및 자산소유자들의 의결권 행사는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ESG 시장 내에서도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이슈"라면서 "ESG 투자의 목적은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들이 ESG 가치에 부합하게 변화되어 가는 데 있으며, 여기에 주주행동주의가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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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블랙록은 동사의 가장 큰 고객 중 하나인 연기금, 대학 기금 등 대형 기관투자자들에게 직접 투표권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기관투자자들은 블랙록 등대형 자산운용사들에게 위임투표(Proxy Voting)를 맡겨왔는데, 이제는 그 투표권을 다시 기관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블랙록 상품에 투자하는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기관투자자용 계좌를 통해 관리되는 4조8000억 달러가량의 이르는 인덱스 주식 자산 중 40%인(약 2조 달러)에 대해 직접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조치는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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