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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단죄 안 끝났는데 어떻게"…5·18 상처 드러낸 '노태우 국가장'

최종수정 2021.10.28 08:12 기사입력 2021.10.2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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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닷새간 진행
"시민 학살 공범, 내란 혐의 있는 죄인" 광주 강력 반발
직선제 수용, 북방외교 등 공적 많지만 과오도 커
아들 '대리 사과' 논란 등 사후 사과도 미흡
與 "전두환은 국가장 못 받도록 할 것"

정부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장례를 닷새간의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한 27일. 대구 달서구 안병근올림픽기념유도관에 마련된 국가장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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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정부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하면서 광주 국회의원 및 시민단체가 크게 반발했다. 정부는 고인에게 역사적 과오가 있는 만큼 '북방외교' 등 업적을 남긴 점은 예우하기로 했다. 그러나 '5·18 민주화운동 무력 탄압'이라는 역사적 상처를 간직한 광주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닷새간 노 전 대통령 국가장 진행하기로 결정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 국가장은 26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총 5일간 이어진다. 다만 국립묘지 안장은 관련 법령에 따라 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가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결정한 이유는 고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이번 장례를 국가장으로 해 국민들과 함께 고인의 업적을 기리고, 예우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과거 군사 반란 모의에 참여하고 중요 임무를 맡은 혐의로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가 특별 사면된 노 전 대통령은 법적으로 국립묘지에 안장될 자격이 박탈됐다.

하지만 국가장은 상황이 다르다. 현행 국가장법 2조를 보면, 전·현직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인이 사망 시 국가장을 치르도록 하고 있으며, 국가장 대상자가 중대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중형 선고받은 죄인" 광주 의원 시민단체들 즉각 반발


이같은 정부 결정을 두고 광주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여당 의원들과 5·18 관련 시민 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 지역 민주당 의원들은 27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5·18 민주화 운동을 총칼로 무참히 학살했던 책임자 중 한 명으로 역사적 단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국가장의 예우는 납득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지난 2019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제1묘역과 추모탑 모습.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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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유공자유족회, 민주화운동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등 광주 5·18 관련 단체들 또한 성명에서 고인에 대해 "광주 시민 학살의 공범, 내란죄,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중형을 선고받은 죄인"이라고 규정하며 "정부의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광주시 또한 국가장 기간 동안 국기 조기 게양, 분향소 설치 등 예우를 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의 국가장 결정은 존중하지만, 광주 시민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與 "전두환은 국가장 치를 수 없도록 법 개정"


고인의 잘못을 덮고 역사 속으로 흘려보내기엔, 5·18이라는 상흔이 아직도 깊고 선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은 6.29 선언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하고 구 소련·북한 등과 관계 개선을 도모한 '북방외교'를 시도하는 등 공적이 있으나, 5·18 당시 광주 시민들에 대한 무력 진압을 주도한 책임자 중 한 명이다.


사태에 대한 사과도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은 5·18로 희생된 광주 시민들 앞에 직접 무릎을 꿇은 적이 없다. 고인의 아들인 노재헌씨가 5·18 희생자들이 묻힌 묘지를 3차례 참배하고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지난 1996년 12.12 및 5.18 선고공판에 출석한 노태우(왼쪽), 전두환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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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은 사후 공개된 유언에서야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기를 바랐다"라고 사과를 전했다.


고인의 국가장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여당은 '노 전 대통령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국가장을 막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 분향소를 찾은 자리에서 "민주당의 대표로서 전두환씨의 경우 이런 일이 있지 않도록 법을 개정할 것"이라며 "내란 목적 살인죄 등으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전씨는 지금도 반성하지 않고 광주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재판을 받고 있다. 이런 사람은 국가장을 치를 수 없도록 법을 개정하겠다"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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