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매입속도 완화 방침에 놀란 시장 달래기
"PEPP 관련 논의와 결정은 12월 회의에서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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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여인은 테이퍼링하지 않는다"는 발언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화제가 됐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동결과 함께 채권매입 속도 완화결정을 내리면서 시장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작 우려가 커지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CB는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세 등에 따른 경제정상화 지연 우려가 있긴하지만, 현재 경기회복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고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는 차원에서 자산매입 속도 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라가르드 총재는 9일(현지시간) ECB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산매입 속도 완화 결정을 테이퍼링으로 봐야 할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여인은 테이퍼링하지 않는다(The lady isn't tapering)"고 발언하며 테이퍼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가르드의 발언은 1980년,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경제정책에 쏟아지는 비판에 대해 '여인은 돌아서지 않는다(the lady is not for turning)'며 정면돌파한 발언을 패러디한 것이다.


앞서 이날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50%와 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사태의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팬데믹 긴급 매입프로그램(PEPP)의 대응 채권매입 속도는 지난 2개분기 대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ECB는 이날 성명에서 "대응채권 매입규모는 적어도 내년 3월말까지 1조8500억 유로로 유지할 것"이라며 "금융여건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공동평가를 바탕으로 채권 매입 속도를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ECB는 앞서 지난 3월11일 이번 분기 코로나19 대응채권 매입 속도를 올해 초 수개월간 상당히 높이기로 한 뒤 6개월만에 다시 속도를 낮추기로 결정했다.


CNBC,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가 자산매입 속도를 늦추는 결정에 대해 이 문구를 인용한 것은 시장이 ECB의 결정을 테이퍼링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 결정이 "테이퍼링이 아닌 팬데믹 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재조정"이라며 부양책이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PEPP 종료와 금리 인상 결정은 아직 멀었다"면서 "PEPP에 대한 자세한 논의나 결정을 12월 회의에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테이퍼링 시작에 대한 의혹을 최대한 차단하는 동시에 자세한 결정이나 판단시점은 12월로 미루겠다고 밝힌 셈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 상승은 일시적이고 상승압력도 느리다. 기대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목표치인 2%에는 못미치는 상태"라며 테이퍼링 우려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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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플레이션 전망치와 관련해서는 다소 경계감을 드러냈다. 라가르드 총재는 "2021년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상당히(significantly) 높은 편이며, 2022년과 2023년도 상당히 높을 것"며 "전체적인 시계로 봤을 때 인플레이션 수치는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ECB의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종전 1.9%에서 2.2%로 상향조정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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