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정희수 "보험 취약계층에 새 안전망…공공의료데이터 개방해야"
제35대 생명보험협회 회장
"데이터 활용 국가적 차원 고민"
헬스케어와 융합 큰 그림 제시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보험사가 공공의료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을 단순 영리목적으로 바라봐서는 안됩니다. 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보험 취약계층에 새로운 안전망을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국민의 복지, 건강증진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데이터 활용을 국가적 차원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보험업계에는 최근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4년 만에 공공의료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고 새로운 보험의 역할과 의미를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 회장은 공공의료데이터 사용의 승인이 공공과 민간의 데이터 공유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최근 서울시 중구 생명보험협회 집무실에서 가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협회장이자 경제전문가로서 데이터의 활용과 헬스케어와 융합으로 이어지는 향후 보험업의 발전에 대한 큰 그림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포화상태에 달한 보험시장은 데이터시대에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면서 "데이터에 기반한 소비자 중심의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민건강증진과 국민의료비 부담을 낮추는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는 분산되면 가치가 없다"=정 회장은 "보험사들은 2014년부터 우리나라의 공공의료데이터를 활용해서 보험 상품을 만들었지만 2017년에 공공데이터가 영리 목적으로 쓰인다는 지적에 길이 완전히 막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보험사들은 불가피하게 일본이나 대만, 미국, 캐나다 등 외국에서 데이터를 사오고 우리와 맞지 않은 정보로 상품을 만들기 때문에 보험료를 더 낸다든지, 보장을 받지 못하는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이 통과되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지난 7월 보험사 6곳에 데이터 사용 승인을 내렸다. 4년 만에 가까스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또 최근에는 보험사 3곳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공공의료데이터 이용 신청 후 제공 여부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정 회장은 "그동안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과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해오면서 상당부분 전향적인 협조를 얻어낼 수 있었다"면서 "우리 국민의 건강 실정에 맞는 신상품 개발과 합리적 보험료 산출을 통해 공적보험을 보완해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데이터 제공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과 데이터를 연결하는 마이데이터처럼, 앞으로 데이터의 가치를 만들려면 국가적인 결합기관이 필요하다"며 "공공기관 데이터를 모아 관리하는 기관, 예컨대 데이터관리청을 만들어 효율적으로 결합, 활용하게 되면 4차산업 시대에 맞는 기반이 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를 단순히 정보의 모음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의료데이터가 보험사에 제공되면 보험 할증이나 가입거절로 악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서도 기우라고 했다. 그는 "엄격하게 비식별 처리가 됐기 때문에 재식별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미 보험사를 제외한 학계나 일부 산업계에 제공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금융당국과 빅데이터협의회를 통해 안전한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활용에 대한 책임감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중심 헬스케어 서비스 등장
건강증진·의료비 낮추는 긍정적 효과
◆"사적연금 세제혜택 정부차원 검토해야"=정 회장은 데이터 다음으로 고령화를 화두로 제시했다. 초고령화 시대로 빠르게 접어들면서 은퇴자들이 충분하게 노후 대비를 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해 심각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
그는 "국민연금은 조만간 고갈이 예상되고 있으며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은 가입률이 저조할 뿐만 아니라 연금 수령기간에 비해 수명 증가 속도가 빨라 노후 대비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가입률은 각각 51.3%, 12.3%에 그쳤다. 연금수령액도 연평균 각각 1643만원, 293만원에 불과하다.
정 회장은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의 가입률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세제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사적연금을 장기적으로 유지했을 때 보너스와 같은 혜택을 부여할 수 있는 상품 개발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보험사 해외진출 적극 지원 "글로벌 기업 탄생해야"=최근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 옵션)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에서 원리금 보장 상품을 포함키로 입장을 선회한 것도 근로자의 노후 안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퇴직연금은 노후생활에 매우 중요한 소득원이기 때문에 수익성과 함께 안정성도 반드시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안정적인 운용으로 원리금보장형을 포함한 상품을 제시토록 의무화하고 안정성을 추구하는 근로자의 수요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보험사들이 포화상태에 달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생보협회는 지난 3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생명보험사 등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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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생명보험에서도 글로벌 기업이 탄생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해외시장을 공략하려면 해외 보험사 동향을 파악하는게 무엇 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정보를 업계와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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