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아프가니스탄의 정정 불안이 심화되면서 아프간 동부 국경지대에 펼쳐진 거대한 아편 재배지, 이른바 ‘황금초승달(Golden Crescent)’ 지대가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곳은 전 세계 아편의 80% 이상이 생산되는 곳으로 이곳의 아편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부터 인도 북부 카슈미르, 파키스탄 서부로도 유입된다. 특히 중국 정부는 이곳 아편이 중국으로 대량 밀반입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 아편이 집중 재배되기 시작한 지는 200년이 넘었다고 한다. 19세기 중국 청나라에서 아편을 대량 수입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주변국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아편의 원재료인 양귀비를 심기 시작했다. 그중 천혜의 조건을 가진 아프간은 이미 이때부터 양귀비꽃이 만발했다고 전해진다.
아편은 원래 진통제로 쓰이던 모르핀의 원료로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기록에서도 나오는 오래된 약재이다. 이후 18세기 말부터 중국에서 아편 농축액을 담뱃대로 액상 흡입하는 기술이 개발돼 유흥업소인 아편굴이 대유행하자 마약으로 변모했다.
특히 19세기 대중 무역에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던 영국은 건조한 지역에서 잘 자라는 양귀비를 인도 북부와 아프간 식민지 일대에 대량으로 심기 시작하면서 황금초승달 지대의 역사가 시작된다. 아프간에서 재배된 대량의 아편은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을 통해 중국의 주요 대도시로 퍼져나갔고, 아편 밀무역이 성행하면서 신장위구르 지역 도시들은 크게 성장해나가기 시작했다.
당시 신장위구르 지역의 청나라 총독들은 아편 밀매로 얻은 수입을 착복해 부정부패가 심해졌다. 여기에 불만을 품은 위구르족들은 아프간 타지크족 군벌이던 모함마드 야쿱벡 장군에게 원병을 요청했고, 그는 1864년 대군을 이끌고 신장위구르 전역을 점령해 카슈가리아란 나라를 세운다.
야쿱벡은 러시아, 영국 등 열강들과 잇따라 화친조약을 맺으며 청나라를 침략해 중국 서부 내륙지역으로 쳐들어온다. 이에 청나라는 1874년 전 국력을 동원해 신장위구르 원정을 단행했고, 8년 만에 가까스로 이를 진압하는 데 성공한다. 대신 청나라는 일본의 메이지 정부를 견제하는 데 실패한다. 일본은 이틈을 타서 대만을 점령하고 조선을 강제 개항시키며 대륙 침략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것이 중국의 치욕적인 일제침략기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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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대치 중인 현대 중국 입장에서 19세기 황금초승달 지역과 얽혔던 근대사는 결코 과거의 일로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뒤를 이어 중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재편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하게 된 중국이 이를 얼마나 잘 조율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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