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출생아 사상 첫 20만명대…합계출산율도 '역대 최저'
코로나 여파로 결혼 급감…혼인 건수 11.9% 감소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20만명대까지 떨어졌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20만명대까지 떨어졌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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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결혼할 여건 안되면 그냥 안 하려고요."


지난해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20만명대까지 떨어지는 등 인구절벽이 가속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이들이 늘면서 혼인율마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혼인율이 떨어지면 출산율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저출산 대책에 수십조 원을 쏟아붓고 있지만, 출산율 하락추세는 가속화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는 정부가 출산 지원 정책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0년 출생 통계(확정)'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23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300명(10.0%) 감소했다. 연간 출생아 수가 20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는 2001년 55만9900명을 기록했던 출생아 수가 19년 만에 반토막 난 수준이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 또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인 0.84명을 기록했다. 가임기간(15~49세) 동안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혼인 건수가 줄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혼인 건수가 줄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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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문제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결혼하는 이들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혼인 건수는 9만6265건으로 1년 전보다 1만3012건(11.9%) 감소했다. 혼인 건수는 상반기 기준 가장 적었고, 감소 폭은 역대 최대였다.


그런가 하면 혼인이 감소한 배경에는 팍팍한 청년들의 삶과 연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치솟는 부동산 가격, 취업난, 노동시장에서의 불안정한 일자리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청년층은 출산은 물론 결혼 또한 꺼리게 된 셈이다.


직장인 박모(26)씨는 "굳이 결혼해야 할 필요를 못 느끼고 있다"라며 "연애도 결혼도 결국 본인 선택이다. 결혼하고 자식을 낳아 내가 더 행복해진다는 보장이 없지 않나. 또 결혼한다고 하더라도 결혼 준비 비용이 얼마나 많이 들겠나. 이런 모든 게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토로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여유도 없는데 자식을 낳아 기르면 그 자식은 무슨 죄냐. 자식이 원하는 걸 내가 해줄 수 없다는 것에 박탈감을 느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저출산 추세가 계속되면 미래세대가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은 가중된다. 새로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미래세대가 부양해야 할 고령층은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저출산 대책을 세우기 위해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정부는 최근 5년(2016~2020년)간 저출산 대책에 150조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나, 출산율은 되레 악화했다.


관련해 지난해 12월 발표한 제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향후 5년(2021~2025년)간 총 196조원의 재정을 투입할 예정이다.


해당 정책에는 ▲모든 만 0∼1세 영아에게 2022년부터 30만원(2025년까지 50만원으로 단계적 인상)을 지급하는 영아 수당 신설 ▲출산 시 200만원을 바우처 형태로 지급 ▲육아 휴직 급여 전면 개편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정부의 주요 대책이 현금성 지원을 늘리는 데 그치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값 상승과 사교육비 부담 등 출산을 기피하는 구조적 요인은 방치한 채 현금성 지원에만 기대고 있다는 비판이다.


전문가는 청년들의 고단한 현실이 저출산 등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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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현재 청년들은 집값 등 여러 문제로 인해 힘든 상황이다. 거기에 출산까지 하게 되면 양육비가 많이 들어가 경제적 부담이 커진다. 경제가 안정화되면 출산하고자 하는 의지가 지금보다는 높아질 것"이라며 "출산 지원이나 양육 시스템 등 저출산과 관련한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지 않는 한 출산율은 반등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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