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경기장에서 신세대들이 공정하고 공평한 룰에 따라 경쟁하는 모습은 미증유의 코로나19에 신음하는 전 세계에 신선한 즐거움을 줬다. 스포츠가 국제적 언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올림픽 정신은 ‘무조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우정, 연대(solidarity), 페어플레이를 바탕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며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는 역량을 축적하는 것이리라. 이래서 아름다운 꼴찌나 금메달 못지않은 찬란한 4등에도 환호하고 갈채를 보낸다.
도쿄 올림픽이 일반인에게 준 신선함과 청량감의 원천은 ‘전문성’이라고 본다. 전문가들끼리의 대결은 ‘깻잎 한 장 차이’로 승패가 갈린다. 선수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때부터 10여년 이상 기량을 갈고 닦았으며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발된다. 그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물 흐르듯 막힘이 없는 군무를 보는 듯하다. 비전문가가 낄 틈이 없다(선무당이 설쳐대는 정치 등의 분야와는 차원이 다르다).
게임은 공정한 룰에 따라 진행된다. 선수가 기록을 높이려고 금지약물을 투약하거나 먹는 행위(도핑)는 엄하게 금지된다. 이를 국가 차원에서 위반했던 러시아는 선수들이 ‘러시아(RUSSIA)’ 대신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이름으로 출전하고 시상식장에서 국가 대신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의 일부를 들어야 했다.
선수 양성과 선발은 공평하게 한다. 오직 경기력만으로 대표선수를 뽑아 좋은 성적을 거둔 양궁이 그 좋은 예이다.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학연, 지연, 혈연이 낄 자리가 없다. 우리를 긴장시킨 일본 양궁의 화살은 국내업체가 만든 것이다. 경쟁국 일본에는 해당 제품을 팔지 않는다? 이는 올림픽 정신과 한참 거리가 먼 국수주의적인 태도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일본이 우리나라에 반도체 소재부품 수출을 제한한 것은 국제 상도의와 상식을 벗어난 졸렬한 행위다.
세무조사, 특히 대기업과 다국적기업을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세법은 물론 회계학, 상법과 민법 그리고 외국어 실력까지 지녀야 한다. 그래야만 국가 간 세금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세무조사라는 링에서 세무공무원과 맞서는 대기업과 외국기업은 실력이 출중한 국내외 변호사 등 전문가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증빙 조작, 불법 로비, 전관예우라는 무기를 동원하기도 한다.
이들에 맞선 세무공무원에게는 달랑 세법 한 권 정도다. 이러니 억지 조사 소리가 나오고 소송에서 패소하는 사례도 많다. 우수한 능력을 갖춘 세무사 등을 세무조사 분야에 특별 채용하는 등 전문 인력을 보강하여야 한다. 세무조사를 둘러싼 게임의 룰은 공정해야 한다. 성실한 납세자는 보호하되, 탈세자 및 이를 부추긴 세무조력인 등에 대해서는, 올림픽에서 러시아가 받은 수치 못지않게 처벌하여야 한다.
성실한 납세자와 불성실한 납세자를 같은 잣대로 보는 것이나 외국기업을 차별하여 내국기업보다 세부담을 가중하는 것은 공평에 위배되고 우리 사회의 미성숙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올림픽의 전문성, 공정, 공평이라는 잣대를 세무조사라는 링에 대입하면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는가? 세금은 평화로운 세상을 건설하고자 하는 올림픽 정신을 뒷받침하는 핵심요소라는 점에서 더욱 치열하게 변화하고 개선되어야 한다. 실천과 동떨어진 통찰은 아무 실효(實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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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남 강남대학교 세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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