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여성 축구 대표팀 초창기 주장으로 활동하다 살해 위협으로 인해 덴마크로 망명한 칼리다 포팔의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여성 축구 대표팀 초창기 주장으로 활동하다 살해 위협으로 인해 덴마크로 망명한 칼리다 포팔의 모습.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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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서현 기자]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 대표팀 주장으로 활약하다 덴마크로 망명한 칼리다 포팔(34)이 "선수들이 울고 있다, 그들의 목숨이 위험하다"고 호소했다.


포팔은 17일(현지시간) 영국 BBC 스포츠 및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잠을 잘 수 없고, 눈물을 흘리며 무기력한 상황이다. 모든 꿈이 사라졌다. 그저 악몽인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아프간 통치 세력으로 돌아온 무장세력 탈레반이 여성 축구 선수들의 신변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다. 지난 15일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와의 내전에서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으며,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은 국외로 도피한 상황이다.


2007년 아프간 여성 국가 대표 축구팀의 주축 멤버였던 포팔은 '축구하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살해 위협에 시달려 2011년 인도로 탈출했다. 이후 노르웨이를 거쳐 2016년부터 덴마크에서 살고 있다.

인터뷰에서 포팔은 "아프간에 남아 있는 예전 여자 축구 대표팀 동료들로부터 메시지를 받고 있다"며 "(아프간에 있는) 선수들이 숨도 못 쉬고 겁에 질려 있고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 여성 축구 대표팀의 트위터 계정을 없앴으며, 옛 동료 선수들에게 각자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닫으라고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레반이 축구를 했거나 하고 있는 여성 선수들의 신원을 확인해서 보복을 가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어 포팔은 "지금 (탈레반의 복귀로) 벌어지는 상황은 모든 게 원점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군의 철수로 아프간 여성들과 소녀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서 1996년부터 5년간 집권할 당시 탈레반은 여성의 사회 활동을 극단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 소녀들이 일절 교육을 받지 못하게 막았으며, 여성은 일을 아예 하지도 못하게 했다. 탈레반을 비롯한 아프간의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은 '여자가 축구를 한다'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포팔은 "우리는 여성과 소녀들에게 당당히 맞서서 용감해지라고 격려했었다"며 "이제는 목소리를 내지 말라고 말한다. 너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그간 여성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내 왔지만, 이제 그들의 목숨은 심각한 위험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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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팔은 "신원이 노출된 여성들을 보호하고, 선수들이 안전해질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간청했다.


김서현 인턴기자 ssn359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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