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최초 현대홈쇼핑서 ‘120억’ 투자…“최적의 라방 파트너”
최근 3년새 매출·크리에이터 3배 ↑…해외서도 러브콜
크리에이터에 채널수익 보장…PB 화장품 ‘완판’ 이어가

뷰티 스타트업 디밀 로고. [사진제공 = 디밀]

뷰티 스타트업 디밀 로고. [사진제공 = 디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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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일부 유명 크리에이터가 유튜브 등 기존 플랫폼을 벗어나 지상파 방송사에 진출하며 연예인과의 경계가 허물허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만큼 1인 미디어가 일상화되며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얘기다.


크리에이터가 늘며 다중채널네크워크(MCN)도 속속 등장했다. MCN은 일종의 ‘1인 크리에이터 기획사’다. 기존 연예 기획사처럼 크리에이터의 스케줄 관리는 물론 영향력을 극대화할 활동 전략도 수립한다. 크리에이터의 굿즈(기념상품)를 기획·제작해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구독자가 수십만명에 이르는 크리에이터의 경우 팀 단위로 콘텐츠 제작이 이뤄져 1인 미디어 시장에서 MCN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게 업계 얘기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디밀 사옥. [사진제공 = 디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디밀 사옥. [사진제공 = 디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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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 등 150억 투자…‘라방 파트너’ 급부상

디밀은 뷰티 전문 MCN 스타트업이다. 유튜브, 틱톡 등에서 활동 중인 뷰티 크리에이터 수백명이 소속돼 있다. 회사는 지난해 말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콘텐츠 스타트업에 대한 시리즈A 투자로는 상당한 규모였고 스타트업 투자자로 보기 드문 현대홈쇼핑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투자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각각 120억원, 30억원을 디밀에 투자했다.


투자 배경은 연일 급성장 중인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4000억원 규모였지만 2년 내 10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앞서 현대홈쇼핑은 2018년 말 ‘쇼핑 라이브’를 통해 라이브커머스를 시작했다. 현대홈쇼핑의 라이브커머스 매출은 2019년 50억원에서 지난해 285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홈쇼핑은 “라이브커머스를 TV홈쇼핑, 온라인몰, T커머스에 이어 ‘제4의 채널’로 키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디밀 직원들이 사옥 지하 1층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라이브커머스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 = 디밀]

디밀 직원들이 사옥 지하 1층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라이브커머스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 = 디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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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밀은 시리즈A 투자를 통해 현대홈쇼핑의 ‘라이브커머스 파트너’로 단숨에 떠올랐다. 현대홈쇼핑이 디밀 소속 크리에이터는 물론 회사의 기획력 등을 높게 평가한 까닭이다. 현대홈쇼핑은 투자 당시 “(디밀은) 라이브커머스 등 장기적 사업전략에서 시너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평했다. 실제 디밀은 지난달 2번의 쇼핑 라이브를 통해 현대홈쇼핑과 공동개발한 자체브랜드(PB) 트리트먼트를 완판시켰다. 시리즈A 유치를 주도한 디밀의 서지수 COO(최고운영책임자)는 “현대홈쇼핑은 디지털 전환 과정에 있어 MCN에 대한 니즈가 높았다”면서 “아모레퍼시픽 역시 크리에이터 육성에 대한 의지 등 관심이 컸다”고 밝혔다.


회사는 최근 3년 동안 매출과 소속 크리에이터 수를 모두 3배 이상 키웠다. 매출액은 2018년 30억원에서 지난해 100억원으로, 같은 기간 크리에이터는 150여명에서 450여명으로 늘었다. 성장성을 보고 디밀 문을 두드리는 크리에이터들도 잇따르고 있다. 서 COO는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의 문의도 적지 않다”면서 “매니지먼트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파트너십을 체결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채널수익은 크리에이터에게…“선순환 생태계 구축”

디밀의 독특한 경영 철학은 크리에이터들이 러브콜을 보내는 또 다른 이유다. MCN은 대부분 소속 크리에이터와 채널 수익을 일정 비율로 공유한다. 기업의 광고 콘텐츠 등을 제작해 매출을 올리기도 하지만 사실상 채널 수익은 MCN의 주 수익원이다. 반면 디밀은 크리에이터의 채널 수익을 온전히 보장한다. 크리에이터가 자체 제작한 콘텐츠는 크리에이터만의 저작물이라는 인식이 반영됐다.


서지수 디밀 최고운영책임자(COO). 그는 최근 '2021 포브스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에 선정됐다. [사진제공 = 디밀]

서지수 디밀 최고운영책임자(COO). 그는 최근 '2021 포브스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에 선정됐다. [사진제공 = 디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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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디밀은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향수, 로션 등 다양한 PB 화장품을 개발했다. 디밀의 화장품은 크리에이터들의 팬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제품 출시마다 완판을 이어갔다. 지난해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바디버든 프로젝트(BBP)'를 인수하며 PB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제품 개발부터 판매, 마케팅까지 현대홈쇼핑과 긴밀히 협업한다. MCN의 통상적 사업모델(BM)이었던 채널 수익이 아닌 PB 사업으로 새로운 형태의 BM을 확립해 업계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게 서 COO의 설명이다.


이 같은 BM의 목표는 ‘선순환 생태계 구축’이다. 서 COO는 “채널 수익은 크리에이터가 보다 윤택한 환경에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이라며 “이 수익을 건드리지 않아야 업계에서 더 많은 크리에이터가 육성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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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뷰티’ 카테고리를 화장품에 한정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연결한다’는 슬로건 하에 장기적으로 PB 제품군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를 수 있도록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서 COO는 “뷰티 크리에이터는 단순히 화장품을 리뷰하는 게 아니라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아 콘텐츠를 제작한다”면서 “이들의 가치관 등을 반영한 제품 라인업을 늘리며 커머스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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