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엿보였다" vs "비전 없다"…尹 대선 출마 선언에 엇갈린 시선
"반드시 정권교체" 윤석열, 대선 출마 선언
여·야 평가 엇갈려…"어설프다" vs "정제된 언어"
전문가 "아직 준비 안 된 듯"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그동안의 잠행을 깨고 총장직 사퇴 후 118일 만에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이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월4일 총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잠행 기간이 길었던 만큼 그간 쌓인 기대에 못 미친다는 혹평부터 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대변했다는 호평까지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윤 전 총장이 정책 관련 답변에 대해서는 구체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에 있는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공직에서 물러난 후 많은 분을 만났다. 한결같이 나라의 앞날을 먼저 걱정하셨다. 도대체 나라가 이래도 되는 거냐고 하셨다"며 "윤석열은 그분들과 함께하겠다. 산업화와 민주화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국민, 그 국민의 상식으로부터 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윤 전 총장은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어내야 한다",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연장과 국민약탈을 막아야 한다", "오만하게 법과 상식을 짓밟는 정권에게 공정과 자유민주주의를 바라고 혁신을 기대한다는 것은 망상" 등 현 정권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을 두고 정치권 내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여당은 윤 전 총장이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모습을 지적하며 공세에 나섰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총장의 모습을 두고 "누가 연습시켰는지 모르지만 어설픈 몸짓과 억양, 어색한 콘텐츠, 그는 한마디로 웃겼다"라고 비꼬았다.
이어 "누가 가르쳐줬는지 모르지만 남 욕만 하고 부정의 단어만 무한 반복하고 긍정의 미래비전은 없었다"라며 "내공 없는 어설픈 흉내 내기만 있었다. 자기 콘텐츠도 없었다. 10원짜리 한 장 값어치 없는 선언문"이라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자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또 윤 전 총장의 준비성 등을 평가절하하는 의견도 나왔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 시간의 동문서답, 횡설수설"이라며 "경제정책 기조부터 일본과의 외교 문제, 부동산 정책 등 다양한 분야의 질문을 해줬는데, (윤 전 총장이) 뭐라 답을 했는지 기억에 남는 게 없다"고 혹평했다.
통상 대권주자들은 출정식에서 큰 틀의 국정운영 기조나 정책 방향 등을 제시한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경제·사회 분야 등 각종 이슈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 제안이나 방향성 제시 등을 하지 않아 결국 '원론적 답변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결국 여러 현안들에 두루뭉술한 답변을 해 윤 전 총장의 비전 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셈이다.
이 가운데 야당은 "윤 전 총장이 현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며 기자회견에 대해 호평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굉장히 언어가 정제돼 있고 고민이 녹아있는 연설이었다. 많은 국민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과 윤 전 총장의 뜻이 상당 부분 일치함을 확인한 것에서 만족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예상보다 높은 강도로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패악에 직격탄을 날렸다"라며 "자유민주주의, 공정과 상식, 인권과 법치의 원칙을 강조하면서 국민의 존엄한 삶을 위한 경제적 기초와 교육의 기회, 연대와 책임 등 공화적 가치에도 주목했다. 바로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가치들"이라고 했다.
시민들 또한 윤 전 총장 출마 선언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한 누리꾼은 "대통령 당선 여부를 떠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속 시원했다. 현 정부와 여당의 문제점을 잘 짚어줬다"라며 "마음에 와 닿는 말이었다. 연설을 보고 윤 전 총장의 팬이 됐다"고 했다.
그러나 또 다른 누리꾼은 "긴장한 게 눈에 보였다. 3개월간 여러 전문가를 만나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긴장했고 좋은 답변도 안 나왔다"라며 "아직 여러 방면에 대해 공부를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는 연설 내용의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출마 선언을 할 때는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의 출마 선언에는 그런 게 보이지 않았다"라며 "모두가 고대하던 입당문제를 비롯해 향후 경선 구도 등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본인이 판을 주도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소극적으로 대응했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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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3개월 간 전문가 등을 만나며 준비를 한 건데, 그런 것치고는 너무 준비가 안 돼 있었다"라며 "제대로 된 대응방식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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