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상근예비역 상시 위치추적 위한 '구글지도 앱' 설치 지시는 인권침해"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코로나19 예방 목적이더라도 군 장병들의 위치 확인을 위해 행정안전부 앱이 아닌 별도의 앱을 이용한 행위는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29일 해병대 모 부대에서 상근예비역 동선 확인을 위해 구글지도 앱을 설치하게 한 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상시 기록한 행위가 발생한 데 대해 사생활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보고 해단 사단장에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진정인은 해병대 소속 상근예비역으로, 부대 중대장이 올해 1월 상근예비역에게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행정안전부가 배포한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이 아닌 구글지도 앱을 설치하도록 하고, 피해자 등의 위치 기록 확인을 위해 퇴근 이후에도 GPS를 상시적으로 켜고 있도록 지시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이에 대해 피진정인 A 대위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중 소속 상근예비역이 코로나19 검사와 관련한 허위보고를 했고, 부대 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상근예비역 동선 등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구글지도 앱 설치 등과 관련해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구글지도 앱이 휴대전화 소지자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뿐만 아니라 과거 언제,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한 정보까지 모두 열람이 가능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 비밀 침해 소지가 크고, 진정인과 피진정인이 상하관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시를 거부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특히 이 같은 A 대위의 지시가 '보건 모니터링은 기간과 범위가 제한적이어야 하며, 개인감시와 접촉자에 대한 추적 조사 및 이동 동선 기록은 엄격해야 한다'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지침에 반하는 데다, 행안부의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을 활용하라는 상급부대 지침에도 불구하고 구글지도 앱을 설치하도록 지시한 것은 피해 최소성 등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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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A 대위가 실제 진정인의 GPS 기록 등을 확인하지는 않았고 이 같은 조치가 소속 부대 장병의 허위 보고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고려해 소속 부대장에게 A 대위에 대한 주의 조치를 권고하고, 상급 부대인 해병대 사단장에게는 예하부대 사례 전파와 관련 직무교육 실시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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