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반 년 만에 '법원의 시간'… SNS엔 '길고도 험한 길'
검찰 비난 대신 "성실하게 소명"
재판장이 직업 묻자 "대학 교수"
檢 공소요지 밝히자 깊은 한숨도
오후 입시비리혐의 공판갱신절차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나란히
입시비리 및 감찰무마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김대현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1일 반 년 만에 법정에 섰다. 조 전 장관은 2019년 12월 입시비리 혐의로 먼저 기소된 뒤 이듬해 1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으로 추가 기소됐다. 작년 12월까지 재판을 받다가 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반 년 공백 끝에 다시 ‘법원의 시간’을 맞게 됐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9시34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했다. 남색 정장에 줄무늬 넥타이를 맨 차림이었다. 그는 반 년 만에 재판에 출석하게 된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더욱 겸허한 자세로 공판에 임하겠다"면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했다. 그간 법원에 출석할 때마다 검찰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던 모습과 달랐다. 조 전 장관은 법원 출석에 앞서 페이스북에 비틀즈의 노래 ‘더 롱 앤드 와인딩 로드(The Long And Winding Road, 길고도 험한 길)’ 유튜브 링크를 공유했다. 해당 곡에는 ‘당신에게로 가는 길고도 험한 길’, ‘지금도 당신에게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네’ 등의 가사가 담겼다. 반 년 만에 재판을 받게 된 심경을 대변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재판은 법원 형사합의21-1부(재판장 마성영 부장판사) 심리로 오전 10시께 시작됐다. 앞선 2월 법원 정기 인사와 기존 재판장이던 김미리 부장판사 병가로 담당 판사들이 모두 교체된 이후 첫 재판이었다. 오전 공판은 감찰 무마 혐의에 대한 공판 갱신 절차가 진행됐다.
조 전 장관은 해당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백원우 전 청와대 비서관과 함께 피고인석에 섰다. 이들은 재판 시작 전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등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조 전 장관은 직업을 묻는 재판장 질문에 "대학 교수"라고 했다. 백 전 비서관은 "정당인"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국민참여재판 희망 여부에 대해선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은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박 전 비서관은 앞선 7일 변호인을 통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자 접촉해 출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이 시작되자 검찰 측에선 감찰 무마 혐의로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을 수사해 재판에 넘긴 이정섭 부장검사가 공소 요지를 직접 밝혔다. 이 부장검사는 현재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맡고 있지만, 이날 조 전 장관 등에 대한 공소유지를 위해 직접 법정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검사는 "피고인들은 직권을 남용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킴으로써 청와대 특별감찰반에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이 부장검사가 이 같은 공소 요지를 밝히자 고개를 흔들고, 깊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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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재판에는 입시비리 혐의에 대한 공판 갱신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공범으로 함께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법정에 나온다. 부부가 나란히 법정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이 법정에서 마주치는 것은 별건으로 진행된 정 교수의 1심 재판에 조 전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한 작년 9월 이후 처음이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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