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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학교는 무서운 곳" 지옥 같은 3개월…초등 1학년 여아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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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하자 온몸에 멍들 정도로 폭행 당해
학폭위 연 교육청 '조치없음' 통보
학교 측, 사실 그대로 교육청 보고
피해자는 있는 데 가해자는 없는 상황…학부모, 법적 대응

피해 학생의 몸. 여기저기 멍든 상처를 볼 수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피해자 부모 제공

피해 학생의 몸. 여기저기 멍든 상처를 볼 수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피해자 부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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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엄마 , 나 학교 가기 싫어."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초등생 1학년 여아가 학교에서 폭행을 당해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온몸에 멍 자국이 있는 피해 학생 A 양은 극심한 정서적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학교폭력 심의를 담당한 담당 교육청은 현재 '학교폭력 조치 없음' 처분을 내린 상태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셈이다.


피해 학생 학부모는 학교와 교육청의 대응이 부실하다며 이 사건을 경찰에 정식 접수했고, 학교폭력(학폭) 전문 변호사와 함께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학교 측은 교육청 결정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밝혔다.


10일 아시아경제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서울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A 양은 입학식이 끝난 뒤 지난 3월30일까지 같은 반 B·C 양에게 신체·언어폭력을 당했다. 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의 옷, 머리핀, 필통, 가방 인형 고리가 이쁘다며 이 중 일부를 강제로 달라고 했다.

또한, 가슴, 배, 옆구리 등을 때리고 A 양 얼굴에 물을 털기도 하는 등 지속적인 괴롭힘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A 양이 울면서 엄마에게 "학교가 재미없다", "가기 싫다" 등 달라진 행동을 보이면서 알려졌다. 이후 A 양 엄마는 그간 딸 아이 몸에 있는 멍이 학폭에 의해 일어난 사실을 인지했다. 병원 진료에 따르면 A 양은 흉부 좌상, 양측 하퇴부 출혈성 좌상 등 2주간의 안정을 해야 하는 진단을 받았다.


A 양 부모는 "2주 진단 나왔으며 아이 몸을 살펴봤을 때 희미한 멍들이 배, 등, 옆구리 다리에 많았고 그동안 아이가 행동의 변화가 많았다"면서 "가해아이 중 한명이 가방 인형고리 계속 달라고 하는데 그 부분을 울면서 너무 걱정을 하며 '안주면 나 또 주먹질'한다 '더 세게 때린다' 라고 말해서 폭력이 있었음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현재 A 양은 극심한 정서적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반려견을 때리고 웃거나 자신의 친오빠를 갑자기 때리고 우는 등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모습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담당 교육청은 학교폭력위원회를 열고 심의에 들어갔지만,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며 학교폭력 조치 없음으로 결정, 학부모에 통보했다.


결국,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리며 등교를 거부하던 A 양은 교육청 처분에 지난달 다시 등교했지만,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학생에게 다시 폭행 피해를 입는 등 사실상 2차 피해를 입었다. 또한, 학부모에 따르면 교육청 학폭위 심의 과정에서 아이에게 당시 상황 재연을 요구해 그 과정에서 아이는 외상후스트레스(트라우마)를 호소하는 또 다른 피해를 입었다.


상황을 종합하면 A 양은 초등학교 입학 후 지난 3월부터 전치 2주 진단의 폭행을 입었지만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교육청의 조치 없음 처분을 받고, 다시 등교를 했으나 또 다시 폭행 피해를 입는 등 3개월에 걸쳐 지속적인 괴롭힘에 시달린 셈이다. 결국 학부모는 경찰에 사건을 접수하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학교 측은 교육청 처분 결과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의 부실 대응 논란에 대해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교육청에서 학폭위심위가 열렸고 '조치 없음' 처분이 나왔다. 그럼 피해자로 지목할 수 있는 학생이 없다. 보호조치도 할 수 없다. 다만 교실 앞에 보호조치 담당자를 세워 상시 대기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담임선생님의 안일한 대처에 대해서는 "최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아이들에게 관련 교육을 했고 가해 학생으로 지목받는 그 학생 부모에게도 해당 상황을 설명하며 피해 학생 주변에 접근할 수 없도록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도 자리 배치를 좀 바꾸고 해당 학생과 가장 친한 친구를 함께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등 대응을 했다"고 해명했다.


가해자로 지목받는 학생들의 학부모 사과에 대해서는 "학교는 일단 중립을 지킬 수 밖에 없다"면서도 "(지난 학폭 의혹 관련해) 학부모는 '우리 애가 기억이 잘 안난다'고 말해 교육청의 조치 없음 판단이 나왔는데, 이번 (지난 5월) 상황의 경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미안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피해를 호소하는) 부모님은 따로 연락을 받은 게 없다는 게 현재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청의 조치 없음 처분에 대해서는 "학교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피해 학생 학부모는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학부모는 "경찰에 사건 접수는 물론 학폭 전문 변호사와 함께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폭행 피해 상황과 아이의 일관된 진술이 있고 무엇보다 진단서까지 확실한데 '교육청의 조치없음 결과가 나온 게 의아하다'는 견해가 많다"면서 "재심청구를 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에서 저번 폭력들이 교육청 조치없음으로 나와 가해 부모들과 아이들은 없던 일처럼 여기고 다시 등교한 피해 아이를 또 괴롭혔고 목격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피해들이 우연히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라는 식의 주장을 한다. 사과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무엇보다 아이가 이번 일을 통해 여기저기서 상처를 받아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호소했다.


학교 측은 이날(10일) 학교 자체내 전담기구 회의를 열 예정이다.


한편 교육청 관계자는 이 사안과 관련해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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