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산책]고양이가 있는 액자가게 - 집사들을 위한 '냥냥이 잡화점'
연트럴파크 골목 속 보물창고
팝아트 액자속으로 들어간 고양이
접시·에코백·텀블러 제품까지…고양이가 그려진 제품들 총망라
‘냥냥~’하며 부르는 독특한 음악
가게 문 여는 순간부터 ‘매력’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미국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있다면 한국엔 ‘연트럴파크’가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 마포구 연남동은 한적한 주택가에 불과했다. 조용하기만 했던 연남동이 20·30세대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건 2016년 5월, 경의선 폐철길이 푸른 숲길로 탈바꿈한 이후부터다. 조용한 골목길 사이로 독특한 카페와 이국적인 식당, 개성 있는 편집숍 등이 들어서면서 이곳은 그야말로 젊은이들의 놀이터가 됐다. 특히 연남동의 매력은 미로 같은 골목 속 숨겨진 가게를 찾는 데 있다. 좁은 골목골목을 누비며 개성 넘치는 가게를 찾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다. 이 골목길에 숨어든 ‘고양이가 있는 액자가게’ 또한 젊은이들에게 사랑받는 공간 중 하나다. 고양이 관련 제품을 모아 소개하고 판매하는 이곳은 고양이 애호가들에게는 보물창고와도 같은 곳이다. 특색 있는 소품숍을 찾아 헤매는 여러 인스타그래머들에게도 이목을 끄는 장소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골목길을 따라 5분 남짓 걷다 보면 고양이로 가득 채워진 이곳에 다다르게 된다.
뚜렷한 개성으로 인해 가게는 멀리서 봐도 한눈에 띈다. 출입문에 붙은 큼지막한 고양이 천 포스터와 입구를 지키고 있는 고양이 인형 등은 행인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호기심에 가게 안을 들여다보면 고양이가 그려진 그림들이 가게 곳곳을 채우고 있다. 우비·턱시도·빨간 망토 등 갖가지 옷을 차려입은 고양이들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번진다. ‘고양이 잡화점’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접시·에코백·텀블러 등 다양한 제품에서 특색 넘치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심지어 배경음악마저 고양이 울음소리다. 마이클 잭슨의 ‘Heal the World’ 등의 명곡을 고양이가 ‘냥냥~’하면서 부르는데, 독특한 음악에 손님들은 웃음을 터뜨리기 일쑤다. 귓가를 맴도는 고양이 음악 때문인지 가게를 구경하다 보면 한 소녀가 고양이 왕국에 초대받으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고양이의 보은’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곳은 고양이에 대한 주인장의 각별한 애정이 엿보이는 공간이다. 세 마리의 반려묘를 돌보는 집사이자 이곳의 주인장인 최봉희(45) 대표는 “365일 ‘냥냥’거리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우리 가게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우리 부부가 만든 작은 잡화점”이라고 소개했다. 가게가 유명해지면서 동네 주민들은 최 대표를 ‘고사장’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단다. 그는 “‘고양이 가게 사장’이라는 뜻으로 종종 ‘고사장’으로 불린다. 그 호칭이 정겹고 재밌다”고 말했다.
고양이 잡화점으로 부각돼 있지만, 가게를 개업했던 2017년 당시만 해도 이곳은 팝아트 액자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공간이었다. 여러 팝아트 작품을 다른 이들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에 큰 고민 없이 개업을 결심했던 것. 하지만 가게는 그야말로 파리만 날렸다고 한다. 온종일 손님이 1~2명 올 때도 있었다. 그때부터 이른바 ‘고양이 덕후’였던 최 대표는 가게에 고양이 소품을 하나둘 들여놓기 시작했다. “온종일 머무르는 공간이다 보니 나부터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양이 소품들을 가져와 가게를 꾸몄다”고 했다. 이후 고양이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제품이 차지하는 공간은 점점 커졌다. 최 대표는 “팝아트 그림도 물론 좋아하지만 돌이켜보면 고양이를 더 좋아했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가게는 고양이가 그려진 제품이라면 모두 취급하고 있다. 고양이 화투인 ‘냥투’, 고양이 그림이 달린 모빌 등 시중에서 찾기 어려운 제품들도 갖췄다. 독특한 제품을 많이 보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순전히 고양이에 대한 최 대표의 열정 때문이다. 그는 남편과 함께 마음에 드는 고양이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직접 일본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간 적도 있다고 전했다. 고양이를 주로 그리는 작가 페페 시마다 작품에 반해 일본행을 결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일을 계기로 작가와 친분을 쌓은 부부는 작가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집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고양이가 맺어준 독특한 인연인 셈이다. 최 대표는 “시마다 작가와 인연이 깊어져 그의 그림으로 에코백을 제작하는 등 협업도 계속하고 있다”며 “추억이 담긴 제품들이 늘어갈수록 더 큰 만족감을 갖는다”고 했다.
개성 넘치는 매력 때문일까. 골목길을 걷다 이곳으로 홀리듯 들어오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 “조금은 엉뚱하게 매장을 꾸미려 하는 편”이라는 최 대표는 “매장 앞에 고양이 인형을 놓아두고, 입구에는 생선 인형을 달아두는 등 재밌는 요소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쉽게 상상이 되는 스토리 라인이라며 손님들이 애써 감정을 표현해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느낌에 끌려 가게를 들른 손님들 가운데 집사인 최 대표와 고양이 관련 고민을 나누는 손님도 꽤 있다고 한다. 그가 그야말로 고양이 고단수여서 가능한 일이다. 그는 “고양이가 아플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또 어떤 간식이 좋은지 등을 서로 이야기하며 손님들과 좋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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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어떤 존재일까. 이와 관련해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이들의 연구와 분석이 있어 왔다. 정치평론가로 전향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역시 몇 년 전 고양이를 주제로 책을 펴내기도 했다. 최 대표의 정의는 이렇다. “상투적일지 몰라도 ‘존재만으로도 위로와 힘이 돼준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게 되는 존재”라고 말이다. “남편과 함께 ‘고양이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우리의 삶이 어땠을까?’ 하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는 최 대표의 말에 고양이를 향한 사랑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하다. 앞으로 그려나갈 ‘고양이 세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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