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본시장은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전 세계적인 위기에도 사상 최고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와 같은 자본시장의 높은 수준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요 국가들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이는 대체로 다음의 두 요인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첫 번째는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개별 국가들의 천문학적 수준의 팽창적 통화정책이다. 두 번째는 코로나19 백신의 개발과 보급이다. 이에 따라 부분적으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확대되면서 공급자 측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국가들이 생산활동을 활발히 확장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 상대적으로 선방했고, 코로나19로 인한 공급 측면의 충격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전통산업과 신산업이 서로 밀고 끌고 가는 구조를 이루게 하면서 기대하지 않았던 수출호황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자본시장은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불리는 부정적 요소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남북한의 적대적 대립관계, 기업 지배구조의 후진성, 회계투명성을 위한 제도적 미비 등은 오랜 세월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켜왔다. 코스피 종합주가지수가 1000대에서 20년을 넘게 맴돌도록 족쇄가 채워진 배경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국가별 회계투명성 평가에서 우리나라를 조사대상 63개 국가 중에서 2012년 41위, 2017년 63위, 2020년 46위 등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다행히도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개선하기 위한 주목할 만한 걸음마가 시작되고 있다. 우선 국제 정세 변화다. 최근 미국과 중국 등 주요2개국(G2) 간의 주도권 경쟁을 비롯한 국제적 긴장 관계 변화는 남북한 사이의 불확실성을 높여가고 있지만 대화를 통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다면적 시도도 준비되고 있다. 한국기업의 후진적 기업지배구조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가장 중요한 가치와 평가 기준으로 수용하도록 하면서 변화하고 있다. 회계투명성을 담보하지 못한 제도적·법률적 미비함은 2017년 개정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신외감법)’이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되면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만의 노력으로는 해소할 수 없는 남북한 관계의 불확실성은 차치하더라도 변화의 발걸음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인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ESG 경영을 사회와 기업이 상생하는 가치사슬로 발전시켜 기업경영에 내재화하고, 기업들도 주체적으로 전통산업과 신산업을 아우르고 융합하는 창조적 파괴의 혁신에 경주하며, 정부와 관계기관은 신외감법을 외감법 개정의 취지와 같이 후퇴 없이 정착시켜 제도·법률적 측면에서 우리 기업들의 회계투명성을 제고하는 버팀목으로 만들어 준다면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은 오랫동안 그늘을 드리웠던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궤적을 뚫고 나와 우리나라 국민경제와 함께 장기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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