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비틀거림 없어" '블랙아웃' 여부 의혹 제기한 故 정민 씨 유족
A4 용지 13장 분량 입장문 첫 공개
"'기억 나지 않는다' 주장 아닐 것…추가 수사 해달라"
친구 A 씨 측, 앞서 '블랙아웃' 겪었다고 해명
"만취 때문에 제대로 기억하는 게 없어"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 씨 관련 수사가 한달을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유족이 정민 씨 친구 A 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유족은 사고가 벌어진 당시 A 씨의 모습이 만취 상태로 보이지 않는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A 씨 측은 만취로 인한 '블랙아웃' 때문에 사고에 대한 구체적 진술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정민 씨 유족은 26일 A4 용지 13장 분량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앞서 정민 씨 부친인 손현 씨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지속해서 글을 올려왔지만, 유족 명의로 입장문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족은 이번 입장문에서 "A 씨와 그 가족이 (정민 씨) 실종 당일 오전 5시12분께 한강공원에 도착한 뒤 약 20분가량 한강 비탈면을 살핀 점이 의문"이라며 "A 씨가 잠금이 걸려 있지 않은 정민이의 휴대전화를 이용하거나, (자신의) 부모에게 부탁해 정민이 부모한테 연락하지 않은 점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유족은 당시 A 씨가 만취 상태로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강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 씨 사건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26일 오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마련된 손 씨 추모공간을 시민이 살펴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유족은 "(A 씨가) 2단 울타리를 넘어 현장에 지체 없이 이동하는 점, 비틀거림 없이 토끼굴을 혼자 지나가는 모습 등을 미뤄볼 때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주장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며 "영상분석, 거짓말 탐지기, 프로파일러 추가 면담 등 수사를 집중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A 씨는 지난 17일 법률 대리인을 통해 자신에 대한 억측, 명예훼손 등을 멈춰 달라며 첫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A 씨 측은 입장문에서 "고인이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A 씨에게) 제기되는 의혹이 억울하다고 해명하는 것은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아직은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의 슬픔을 위로해야 할 때이며, 진상은 경찰이 파악할 수 있을 것이기에 최대한 경찰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사고에 대한 구체적 경위를 설명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진실을 숨긴 게 아니라 실제로 잘 알지 못한다"라며 "만취로 인한 블랙아웃(기억 상실 증상)으로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게 별로 없었다.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 어려웠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손 씨는 이같은 A 씨 주장에 대해 '술에 취한 것 같은 모습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손 씨는 지난 23일 JTBC에 출연한 자리에서 새로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지난달 25일 새벽 5시12분께 A 씨가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펜스를 넘어 한강공원으로 향하는 장면이다.
이 영상에 대해 손 씨는 "(A 씨는) 슬리퍼를 신은 상태로, 펜스 2단을 넘어서 심지어 손도 넣고 간다"라며 "블랙아웃은 고사하고 술 취한 기운도 없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연락도 안 하고 빨리 찾으러 갔다는데, 찾으러 온 게 바로 그 (실종) 장소로 직진했다"라며 "그 위치를 알려준 거는 A 씨 밖에 없을 것 아닌가. 그런데 그 A 씨가 취해서 기억이 안 난다니"라고 되물으며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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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A 씨 측은 손 씨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지난 22일에도 (A 씨에 대한) 추가 조사가 있었고 꽤 장시간 조사를 받는 등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A 씨가 블랙아웃이었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로 뒷받침된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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