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힌 의료데이터…민간 활용은 지지부진
'영리 활용 불가'에 가로막혀…정보제공 여부 불투명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보험업계에서 공공 의료데이터 활용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영리활용 불가’라는 원칙에 가로막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개인을 알아볼 수 없게 가명처리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이른바 ‘데이터3법’이 개정됐지만 아직까지도 정보제공 여부는 불투명하기만 하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는 지난달 공공의료데이터 사용 신청을 낸 생명·손해보험사 10개사 중 한화생명, KB생명, 메리츠화재 등 3개사를 선정해 접수 처리했다.
이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위원회(심평원)에 공공 의료데이터 활용 허가를 신청하기 위해 IRB의 심사를 받고 있다. IRB는 인간이나 인체유래물, 배아 등을 대상으로 연구할 때 윤리·과학적으로 타당한지 심사를 하는 기구로, 공공 의료데이터 활용을 위한 심사를 담당하고 있다.
나머지 보험사들도 조만간 서류를 보완해 재신청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연내 첫 공공의료데이터 활용 사례가 나올 지는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IRB로 부터 승인을 받더라도 심평원의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IRB 심사도 여러차례 추가보완 과정을 거치면서 기간만 길어지고 있다"면서 "심평원 심사도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번거로운 절차가 마련된 이유는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보험사는 심평원 등이 보유한 의료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서비스를 개발했지만, 당시 국정감사에서 심평원 데이터를 보험사가 영리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지적을 받은 이후 데이터 활용은 전면금지됐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보험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해외 데이터에 의존해야만 했다.
하지만 작년 1월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등 데이터 3법이 개정, 공공 의료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어 지난 3월에는 개인정보위원회가 "보험사가 신규 보험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보건의료분야의 가명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상 ‘과학적 연구’ 목적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정보활용의 길이 만들어졌다.
보험업계는 공공 의료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난임 검사·시술비나 신의료 기술 적용 수술비 등 새로운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고, 고혈압·당뇨 등 유병자와 고령자 대상 전용 상품을 출시해 보험의 사각지대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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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철 서울대 교수는 손해보험협회가 지난 25일 학계와 개최한 ‘데이터 경제 시대의 보험산업 혁신방안 세미나’에서 "손해보험업 직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헬스케어 등 소비자 편익 제고를 위한 서비스 개발이 필수적"이라며 "빅데이터 기반 디지털헬스케어, 건강관리서비스 등 혁신 서비스 도입은 국민건강증진을 도모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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