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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첩’·‘영장’ 둘러싼 공수처 vs 검찰 갈등 심화… “법 개정 전까지 혼선 불가피”(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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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첩’·‘영장’ 둘러싼 공수처 vs 검찰 갈등 심화… “법 개정 전까지 혼선 불가피”(中)

최종수정 2021.05.22 10:32 기사입력 2021.05.1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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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식에서 남기명 공수처 설립준비단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김진욱 공수처장이 현판 제막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지난 1월 2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식에서 남기명 공수처 설립준비단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김진욱 공수처장이 현판 제막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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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사건 이첩 범위를 놓고 시작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 간 권한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공수처가 최근 제정·공포한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이하 사건사무규칙)을 계기로 점점 심화되고 있다.


신설된 공수처가 제도적으로 자리잡아 가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불가피한 현상으로 볼 수 있는 측면도 분명 있지만, 입법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급하게 법을 통과시키면서 생긴 공백을 공수처가 무리하게 규칙에 담아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공수처나 검찰 양측 모두 대외적으로는 기관 간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실무협의 과정에서는 이견이 좁혀질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만큼, 법원이나 헌법재판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이나 사건사무규칙 규정들에 대한 유권적 해석이 나오거나 법률이 개정되기 전까진 혼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수처가 제정·공포한 사건사무규칙 중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조항은 ▲검찰과 가장 큰 갈등을 빚었던 '공소권 유보부 이첩'을 명문으로 규정한 규칙 제14조 3항 1호 나목, 제25조 2항 ▲경찰이 검찰이 아닌 공수처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규칙 제 25조 3항 ▲공수처가 기소권을 갖지 못하고 수사권만 갖는 범죄에 대해 검찰로 사건을 송부하면서 불기소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정한 규칙 제28조 2항, 제31조 1항 등이다.


그리고 이에 앞서 과연 공수처 규칙으로 신체의 지유 등 국민의 권리·의무와 관계된 내용이나 다른 국가기관과의 관계를 규정할 수 있느냐는 '공수처 규칙'의 법적 성격에 대한 큰 시각차가 공수처와 검찰 간에 존재한다.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에 경찰의 공수처에 대한 영장신청 규정

공수처는 이달 초 사건사무규칙을 제정·공포하면서 규칙 제25조(다른 수사기관에의 이첩 등) 3항에 ‘사법경찰관이 법 제3조 1항에 따라 수사처가 수사권 및 공소제기와 그 유지권을 갖는 사건을 수사하면서 수사처에 다음 각 호의 영장 등의 청구를 신청하면 사건사무담당직원은 그 신청서별로 구분하여 영장 등의 신청서와 관련 기록을 함께 접수한다’고 규정했다.

그리고 1호부터 4호까지 체포영장, 구속영장, 압수영장, 수색영장, 검증영장 등을 열거했다.


공수처법 제3조 1항 2호는 대법원장, 대법관, 검찰총장, 판사,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의 재직 중 본인이나 가족이 범한 고위공직자범죄 및 관련범죄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수사뿐 아니라 공소제기와 공소유지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처럼 공수처가 기소권도 갖는 사건을 경찰로 이첩한 경우에 경찰이 수사 도중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이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고자 할 때는 당연히 공수처에 영장 청구를 신청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 규정이다.


공수처는 공수처 검사가 검찰청법 제4조가 규정한 검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정한 공수처법 제8조 4항에 따라 체포·구속·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권한이 있기 때문에 공수처가 경찰로 이첩한 사건에 대해서는 당연히 공수처가 경찰로부터 영장 청구 신청을 받아 법원에 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사건을 공수처가 경찰로 이첩해 수사하도록 했는데,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이나 구속영장 신청을 검찰에 해야 한다면 공수처로 하여금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를 수사하고 기소하도록 한 공수처법 설립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주요 논거 중 하나다.

헌재, 공수처법 제8조 4항 합헌 결정… 공수처검사의 영장신청권 인정

헌법 제12조 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201조 1항은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제70조 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을 때에는 검사는 관할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구속영장을 받아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관할지방법원판사의 구속영장을 받아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1월 공수처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공수처 검사의 직무범위를 정한 제8조4항에 대해 합헌 결정한 바 있다.


당시 헌재 법정의견(다수의견)은 해당 조항이 헌법상 검찰의 영장신청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에 대해 “헌법이 규정한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인 검사로서 공익의 대표자이자 수사단계에서의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지위에서 그에 부합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자를 의미하는 것이지, 검찰청법상 검사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공수처 검사의 영장신청권을 인정했다.

검찰 “개정 형사소송법에 반해”…이첩 사건도 경찰의 영장 신청 대상은 검사

반면 검찰은 이첩 사건에 대해 경찰이 공수처에 영장을 신청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규칙 제25조 3항은 현행 형사소송법에 반한다는 입장이다.


비록 공수처법이 공수처 검사가 검찰청법상 검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정했고, 헌재가 해당 규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공수처 검사도 영장신청권이 있다고 밝혔지만, 공수처 검사가 구속영장이나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공수처가 직접 사건을 수사할 때지, 경찰로 사건을 이첩한 경우까지 포함되는 건 아니라는 것.


지난해 2월 4일 개정돼 올해부터 시행된 현행 형사소송법은 검경 수사권조정에 따라 검사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대신 제197조의2 1항에 검사의 사법경찰관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권’을 신설했다.


이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의 기소 여부나 경찰이 신청한 영장의 청구 여부를 결정하기에 수사가 미진하다고 판단될 때 검사가 경찰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또 같은 조 3항에 사법경찰관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에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을 때 검찰총장이나 각급 검찰청 검사장이 권한 있는 사람에게 해당 사법경찰관의 직무배제 또는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징계요구권’도 신설했다.


한편 공수처법은 지난해 1월 제정돼 같은 해 7월부터 시행됐다. 즉 경찰에 대한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권이나 검찰총장과 검사장의 징계요구권이 신설된 형사소송법이 개정되기 전에 이미 공수처법이 만들어졌음에도, 형사소송법은 공수처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거나 공수처장이 징계요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찰이 공수처에 영장을 신청하는 경우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또 이 같은 영장 청구 주체의 혼선은 사건관계인들의 방어권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법 개정이나 헌재·법원 판단 전… 경찰 선택해야 되는 상황 놓일 듯

공수처나 검찰 양측 주장이 모두 나름의 논리가 있어 협의점을 찾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공수처법이 개정되거나 공수처법이나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의 효력이나 해석에 대한 헌재 혹은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공수처와 검찰 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실제 공수처가 경찰로 이첩한 사건에서 압수수색영장이나 구속영장 신청이 필요해졌을 때 경찰이 공수처 규칙이 예정한 대로 공수처로 영장을 신청할지, 아니면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찰로 영장을 신청할지 선택해야 될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한편 검찰과 마찬가지로 경찰 역시 ‘공소권 유보부 이첩’과 관련,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이 다른 수사기관에 강제력을 갖는 조항은 아니라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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